청아람

VOL 101

May+ June 2020
홈 아이콘 Add Culture 지구에게 배우다

푸른 바다의 똑똑한 수다쟁이,
원조 음파 탐험가에게 배우다

지구상의 70% 이상을 차지는 바다, 그 안에서 수백, 수천 킬로미터를 이동하며 사는 돌고래는 수중 음파 하나로 먹이를 쉽게 찾을 수 있다. 심지어 보이지 않는 어두운 곳에서도 물체를 식별할 수 있다고 한다. 이 때문에 군사적목적으로도 연구되기도 했다는데…. 도대체 이 귀여운 바다 친구의 탐지 능력이 어느 정도이기에, 이렇게 주목을 받는 것일까? 수중의 음파 전문가를 한 번 찾아가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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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경 110m! 내 손바닥 안에 있소이다

귀엽고 재주 많은 친구로만 알았던 돌고래에게 이런 능력이 있었다니! 돌고래는 110m 떨어진 곳에 있는 물체를 정확히 탐지하는 동물이다. 그것이 물고기인지 바위인지, 혹은 인공물인지도 감별할 수 있는 음파 전문가이다. 이 전문가는 110m 안에서 크기 8㎝ 정도의 물체까지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다.

사실 돌고래는 자신이 보낸 초음파가 대상에 부딪혀 돌아오는 걸 이용해 대상의 모양, 크기, 거리, 재질, 방향 등을 알 수 있다. 이를 학계에서는 반향정위(反響定位·echolocation) 능력이라고 한다. 물의 깊이를 측정하는 데 사용하는 수중 음파 탐지기와 같은 원리이다. 보낸 초음파의 딱딱 소리가 어떤 물체에 반사되어 되돌아 올때 걸린 시간과 특성으로 물체의 자세한 정보를 파악하는 것이다.

모래 속 정체까지 알 수 있는 바다의 셜록

돌고래는 해저 모래에 숨어 있는 물고기의 위치를 정확히 찾을 수 있다. 또한 물고기가 아닌 돌이나 인공물일지라도 그것을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다. 숨어있는 물체까지 파악하는 능력 덕분에 돌고래는 군사 작전에도 활용된 적이 있다. 미국 함대 사령관을 지낸 팀 키팅 전 제독은 미 공영 NPR 방송 인터뷰에서 “돌고래는 해저 물질을 탐지하는 데 탁월한 능력이 있다”고 말했다. 이는 눈을 가리고도 25센트와 10센트짜리 동전을 구분할 정도이다.

스코틀랜드의 한 연구소에서도 이에 대한 실험을 했다. 돌고래가 10미터나 떨어진 거리에서도 민물이나 바닷물, 시럽, 기름이 담긴 용기들을 구별할 수 있는지를 알아보는 것이었다. 신기하게도 실험에 참여한 돌고래는 용기는 물론, 이후 물체의 재질까지 구별할 수 있었다. 이러한 탐지 능력은 과학자들에게 영감을 주어 지금의 수증 음향 탐지기가 탄생한 계기가 되었다. 한 마디로 돌고래에게 배운 것이 우리의 발명품으로 거듭난 것이다.

똑똑한 수다쟁이들의 소통

돌고래의 기관 중 멜론은 자신이 원하는 방향으로 음파를 보내는 기관이다. 때로는 전 범위로 보내거나 소리로 사용할 때가 있는데, 이 소리는 서로의 위치를 알려주어 물리적인 충돌을 막기 위해 사용한다. 그리고 소리의 용도가 다를 때가 있는데, 휘파람과 같은 멜로디를 지닌 소리를 낼 때는 주로 어미와 새끼 간에 사용할 때가 많다. 혹은 물고기를 몰아넣을 때, 동료와의 전략적인 사냥을 위해 이 멜로디로 의사소통을 한다.

그렇다면 경쟁이나 다툼도 있지 않을까. 같은 먹이를 두고 경쟁을 하거나 공격적인 상황일 때는 멜로디가 아닌 거친 진동 소리와 비슷하다. 이외에도 소통의 유형에 따라 소리가 달라질 때가 많다. 그만큼 돌고래에 대한 음파 탐지나 소리에 대한 연구가 아직 많은 셈이다. 현재 음파 탐지 능력은 다른 동물도 있지만 돌고래의 방식이 가장 정교하다. 현재까지 개발된 음파 탐사선의 기술도 돌고래의 능력을 따라잡지는 못하고 있다. 진정한 원조 음파 전문가, 돌고래를 통해 우리는 음파 탐지의 새로운 분야로 나아가고 있다. 물론 멸종 위기에 빠진 특정 돌고래들에 대한 보호와 관심도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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