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아람

VOL 103

SEPTEMBER · OCTOBER 2020
홈 아이콘 Dear Story DAPA가 만나다

미래를 향한 탄약 사업,
관리와 평가가 핵심 열쇠

국방신뢰성연구센터 이남례 팀장
탄약사업팀 장현준 주무관

재래식 탄약에서 스마트 탄약까지 발전해온 우리의 탄약 사업. 그 뒷면에는 개발만이 아닌 관리와 평가라는 분야도 존재한다. 무기체계의 수명을 예측하는 업무는 예산을 절감해주는 방위산업의 필수 연구 분야이다. 탄약 사업의 관리와 평가, 그 필요성에 대해 두 전문가의 이야기를 들어 본다.

장현준 주무관(이하 장).
안녕하세요. 말씀 나누게 되어 영광입니다. 저는 방위사업청 화력사업부 탄약사업팀에서 사업관리를 담당하고 있는 장현준 주무관입니다. 평소 탄약 개발과 관련된 사업관리 업무를 하다 보면 탄약 수명평가에 대한 관련기관의 이견으로 의사결정에 어려움이 많았는데 오늘 이 분야의 전문가를 만나게 되어 이견을 좁힐 수 있을 것 같아 매우 기대가 됩니다. 먼저, 팀장님 소개를 부탁드리겠습니다.

이남례 팀장(이하 이).
안녕하세요, 저는 국방기술품질원 국방신뢰성연구센터 이화학평가팀에 팀장으로 있는 이남례 책임연구원입니다. 그냥 팀장이라고 불러주시면 될 것 같아요(하하). 저 역시 이런 기회가 주어진 것이 정말 흥미롭고, 기대를 하며 이 자리에 왔습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DAPA가 만나다01 국방기술품질원 국방신뢰성연구센터 이남례 팀장

DAPA가 만나다02 방위사업청 탄약사업팀 장현준 주무관

“저장탄약의 신뢰성평가는 탄약의 성능을 보장하고,
안전하게 관리해주는 주요 사업입니다”

“미래를 위해서는 경쟁력 있는 탄약을 개발하고,
나아가 이에 대한 관리와 평가도 뒷받침되어야 합니다”

오늘 탄약 관리와 평가에 대해 이야기를 나눌 텐데요. 일단 독자들에게 탄약에 대해 간략히 소개를 하고 팀장님께 질문을 하도록 하겠습니다. 탄약은 8대 무기체계 중 화력무기체계에 해당됩니다. 탄약 없이 전쟁 수행이 불가하고 고가품이며 효과성(위험성)이 높은 특징이 있습니다. 또한, 모든 무기체계는 야전에 배치되면 수명이 다해서 폐기될 때까지 운용 및 정비를 반복 수행하지만, 탄약은 양산 배치 후 탄약고에 장기간 저장·관리하며 일회적 사용을 목적으로 개발된 것입니다. 따라서 10년 이상 탄약고에 장기간 저장된다면 화공품의 변질이나 부품의 고장으로 성능 발휘가 제한될 수 있기 때문에 일정 기간이 경과되면 탄약 상태 평가를 통해 계속 저장·정비 및 폐기여부를 결정해야 하는데요. 군용 탄약 상태 평가는 어떻게 진행되는지 이 팀장님께서 설명해 주십시오.

장 주무관님께서 말씀하신 것처럼 저장탄약의 상태평가는 탄약의 성능 보장 및 안전한 관리를 위해 필수적인 분야입니다. 특히, 장기저장탄약은 외형은 멀쩡해도 실제 사격해 보면 오작동을 일으키거나 심지어 저장 중 폭발하는 사고가 발생하기도 하는데 이를 기술적으로 지원하기 위해 기품원에서 수행하는 업무가 저장탄약신뢰성평가(ASRP, Ammunition Stockpile Reliability Program)입니다. 국방기술품질원에서는 1998년부터 ASRP 업무를 수행 중에 있고 저장탄약 신뢰성 평가를 통해 탄약 성능을 보장하고 야전에서 안전하게 탄약을 관리하는 데 도움을 주고 있습니다.
특히 이 평가는 군에서 실시하던 탄약에 대한 개수정비업무가 이관되면서 시작되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장기저장탄약에 대한 신뢰성평가 업무가 2006년 화생방장비물자로 확대되어 저장화생방장비물자 신뢰성평가가 실시되었습니다. 탄약 관리에 대한 평가로 시작해서 지금은 무기체계의 RAM 분석과 소프트웨어의 신뢰성시험까지 실시하고 있습니다.
그럼 개발단계에서 ASRP 결과물은 어떻게 활용되고 있고 이에 대한 애로점에 대해 말씀해주시겠습니까?

DAPA가 만나다04 K-9 자주포 사격시험

저희 탄약사업팀에서는 DTIMS에 탑재된 기존 탄약의 ASRP 결과를 활용하여 향후 개발되는 탄약의 RAM(Reliability, Availability, Maintainability) 목표를 설정하고 저장 신뢰도와 안전성을 갖는 탄약을 개발하는 데 참고 자료로 활용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와 관련하여 이견이 발생하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요. 군은 기존 탄약보다 성능은 우수하고 수명이 더 긴 탄약을 요구하고 있으나, 성능이 우수한 탄약은 부품수 증가로 고장률이 증가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수명연장에 한계가 있습니다. 관련 기관의 입장을 들어보면 기품원에서는 새로 개발되는 탄약에 대한 설계나 부품에 대한 정보 부족으로 수명예측에 대한 기술지원에 어려움이 있고 개발업체 또한, 비용이나 안전성 문제로 수명을 늘리는데 난색을 표명하고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최근 5년간 일반탄 ASRP는 최소 460억에서 최대 890억까지 연평균 600억의 국방예산 절감효과를 거두었습니다”

“우리나라도 신개념 첨단 무기체계 개발에 있어 Fast Follower가 아닌 First Mover가 될 수 있도록 전문 기술인 양성에 더욱 관심을 가져야 합니다”

옳은 말씀이십니다. 그렇다면 주무관님께서는 우리 탄약 사업의 현주소를 어떻게 보십니까?

글로벌 방산시장에서 우리나라 수출은 매년 소폭 증가하는 추세이지만, 탄약 분야 수출은 매년 10% 이상 크게 감소하고 있습니다. 그 이유는 앞서 설명한 대로 미래전장이 구형 재래식 탄약보다 초정밀·장사정 포탄약이나 신개념 스마트 탄약이 주도하는 형태로 바뀌기 때문입니다. 이제 구형 재래식 탄약의 수요는 점차 줄어들 것입니다.
우리나라 방산업체가 글로벌 시장에서 생존하기 위해서는 우수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경쟁력 있는 탄약을 개발하고, 나아가 이에 대한 관리와 평가도 뒷받침되어야 합니다.

DAPA가 만나다05

맞습니다. 개발만 따른다면 그것은 반쪽에 불과합니다. 저희 국방기술품질원에서도 이러한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천마와 같은 유도무기가 대표적이겠죠. 천마는 신개념 스마트 탄약에 가깝습니다. 이를 위해서는 탄두, 열전지, 추진제와 같은 화공 품류에 대한 평가와 정비를 통해 성능을 유지하고 평가가 따라야 합니다. 그래서 저희와 같은 전문가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성능의심 시점부터 주기적인 시험을 통해 탄약의 계속 사용 또는 폐기 여부를 결정하고, 기능시험을 통한 프로그램으로 수명을 반드시 평가해야 합니다.

네. 개인적으로 무기체계 개발과 신뢰성 평가가 조화를 이룬 훌륭한 사례라고 생각합니다. 한 단계 더 나아간다면 기존 화약 탄약은 획득 비용이 많이 들고 그 중량과 부피로 인해 대규모 군수지원 소요가 발생하게 되는데 전기에너지 탄약이 개발되면 이러한 문제를 완전히 해소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됩니다. 에너지 무기의 대표적인 사례로 ‘레이저 무기’와 ‘레일건’을 들 수 있는데요. 상용화된다면 소총뿐만 아니라 전차, 장갑차, 드론 등 모든 무기체계에 탑재가 가능하고 정확도와 위력도 기존 보다 크게 향상될 것으로 예측됩니다.

마지막으로 ASRP업무와 관련하여 방위사업청에서 기품원에 바라는 점이 있으면 말씀해주시길 바랍니다.

현재 ASRP 데이터는 성능분석 결과만 DTIMS에 탑재되어 있어 단편적인 정보제공만 가능한 상황이라 이를 빅데이터화 하여 사용자에게 효율적인 정보를 제공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개선하면 더욱 활용도가 높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네. 저희도 수십 년간 이루어진 ASRP의 빅데이터 수집과 분석, 분류를 통해 활용성을 높이는 작업을 지금 진행하고 있습니다. 향후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국방 기술발전에 더욱 기여하겠습니다.

오늘 이렇게 나와 주셔서 좋은 말씀을 해주신 점,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