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PA의 탐지,
일상 속 깊이 들어온 풍요로움이다

인간이 만들어내는 여러 분야는 서로 밀접한 관련을 맺고 있는 경우가 많다.
DAPA의 사업 또한 처음엔 낯설게 느낄 수 있지만, 이면을 살펴보면 우리의 일상과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음을 알게 된다.

Writer_ 김혜령 작가

인간의 역사가 전쟁의 역사와 발걸음을 함께하는 것처럼, 군사기술의 발달은 우리 일상을 풍요롭게 하는 여러 가지 기술 발달 및 편의와 이어진다. 생명과 보안이 직결된 군사기술이 민간 기술로 이어진다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이야기일 수 있다. 그러나 하나하나 활용 면면을 살펴보면 더욱 흥미롭다. 군사기술 중 탐지와 관련된 부분은 생활 전반에 영향을 주고 변화를 이끌어낸 기술이다.

군사기술에서 ‘탐지’의 중요성은 두말할 필요도 없을 것이다. 적의 위치와 동태를 파악하고자 하는 기술은 끊임없이 연구되어 왔으며 그 결과 레이더(Radar)나 GPS 같은 획기적인 발명으로 이어졌고 새로운 연구는 현재도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역사가 오래된 만큼 그 수준이 상당히 높아진 상태이기도 하다. 그런데 이 기술이 현대인들의 일상생활에도 깊숙이 들어와 있다면 믿어질까.

대표적인 예로, 보편적으로 사용되고 있는 GPS(Global Positioning System) 기술이 있다. 미국에서 폭격의 정확성을 높이기 위해 1970년대에 군사용으로 처음 개발된 시스템이다. 그런데 1983년경 비행기 사고로 엄청난 인명 피해가 발생하자 당시 미국 대통령이었던 로널드 레이건은 GPS를 활용해 이러한 사고를 방지할 수 있을 거라고 판단한다. 민간인들의 비행에 GPS가 활용되기 시작한 시기가 이때다.

이를 기점으로 현재는 휴대폰, 자동차 내비게이터 등 넓게 활용되고 있으며 GPS를 쓰지 않는 사람을 찾는 게 더 힘들 정도다. 길을 찾는 데에 탁월할 뿐만 아니라 여러모로 삶을 풍요롭게 만들어주는 데에 큰 몫을 하고 있다. 또한 항공기, 선박, 유조선의 충돌 방지나 지도 제작 등의 광범위한 분야에 응용되고 있어 활용범위에 한계가 없어 보인다. 최근에는 치매 환자나 어린이의 신발에 GPS를 내장하여 미아 방지에도 활용된다고 하니 안전 측면에 서도 무척 고마운 기술이 아닐 수 없다.

군사기술에서 시작해서 인간의 삶에 큰 혜택을 가져온 사례는 GPS만이 아니다. 우리 음식 문화에 큰 편의를 누리게 한 기술 중 하나도 군사기술에서 유래한다. 그것은 바로 전자레인지.

전자레인지는 식생활 문화를 바꿔놓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정도다. 이 기술도 탐지 기술에서 비롯되었다. 그 시작은 2차 세계대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미국의 군용 무기 연구가였던 퍼시 스펜서는 무기 개발 연구에 몰입하느라 끼니를 놓쳤다. 허기를 달래기 위해 주머니에 있던 초콜릿을 꺼내는데 끈적끈적하게 녹아있는 것을 발견한다.

실험실의 온도가 높지 않았음에도 녹아버린 것에 호기심을 가진 스펜서는 다양하게 실험해보기 시작했다. 실험실에 옥수수와 달걀을 가져왔고 옥수수는 시간이 지나 팝콘으로, 달걀은 먹음직스럽게 익은 달걀로 변화하는 것을 확인하게 된다. 불 없이도 음식이 익혀지는 비법은 바로 진동관에 흐르는 마이크로파에 있었다. 마이크로파는 원래 물체를 찾아내는 무선탐지장치로 쓰이던 것이었다.

스펜서의 발견은 적국의 움직임을 탐지하기 위해 쓰이던 레이더가 우리의 식생활에 이용되는 결정적 순간이 된 것이다. 이 기술이 민간분야로 넘어와 발전을 거듭하여 1980년대 후반 이후에는 전자레인지가 냉장고보다 더 많이 팔리는 필수품이 되었다.

요리시간을 단축시켜주면서 냉동식품의 등장과 함께 엄청난 시너지 효과를 내며 요긴하게 쓰이고 있다. 한국에 편의점 문화가 발달할 수 있었던 것도 전자레인지의 역할이 크다.

이 밖에도 의외의 분야에서 군용기술이 민간의 삶에 깊이 파고든 흔적을 발견하기도 한다. 손목시계와 선글라스는 현대에 와서 패션아이템으로 자리 잡았지만, 처음에 군사적 목적으로 활용되었던 역사가 있다.

일상의 안전과 편의, 식생활과 패션 분야까지 섭렵하며 군사기술은 우리의 삶과 밀접하게 연결된다. 앞으로도 기술은 계속해서 진화할 것이다. 삶을 편안하고 풍요롭게 도와주는 크고 작은기술이 가진 이야기에 관심을 가지다 보면 흥미로운 상식과 더불어 DAPA와 가까워지는 계기가 될 수도 있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