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12월, 충남 바다 끝 편에서 미사일 한 기가 하늘로 솟구쳤다.
공중에서 멈칫하며 자세를 잡은 미사일은 번개처럼 날아가 무인표적기를 명중시켰다.
국내 기술로 개발된 지대공유도미사일 ‘천궁’이 시험 발사에 성공한 순간이었다.
11년이 지난 지금, 모든 검증을 거쳐 우리의 영공을 지키는 명품 무기가 되었다.
참고자료_ 국방과학연구소, 국방일보, LIG넥스원
방위사업청은 침투하는 적의 항공기로부터 우리의 하늘을 지키는 중거리지대공유도무기 ‘천궁’이 2020년 4월을 마지막으로 군에 인도되었다고 밝혔다. 공군은 1960년대부터 중거리지대공유도무기인 ‘호크(HAWK)’를 도입·운용해오고 있었으며, 천궁은 이를 대체하기 위해 국내에서 연구개발한 최초의 중거리지대공유도무기이다.
천궁은 첨단 유도무기 분야 기술의 집약체이다. 교전통제소, 다기능 레이더, 발사대, 유도탄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항공기 위협에 360도 전 방향으로 대응할 수 있다. 또한 수직발사대에서 유도탄을 공중으로 밀어 올린 후 공중에서 방향을 바꾸어 원하는 방향으로 날아가는 콜드론칭 방식으로 운용된다. 하나의 레이더에서 탐지, 식별, 추적, 교전까지 수행할 수 있는 다기능 위상 배열 방식*도 적용했다. * 다기능 위상 배열 방식 : 한 대의 레이더에서 표적에 대한 방위, 거리, 고도의 3차원 정보를 획득하고, 빔 형상을 원하는 형태로 변형, 주사하여 탐지, 추적, 교전하는 방식
천궁은 지금까지 수차례의 실 사격에서 그 우수성을 입증했다. 특히 천궁의 유도탄은 파편을 표적 방향으로 집중시키는 표적지향성 탄두를 적용해, 파편이 모든 방향에 균일하게 분산되는 일반적인 지대공유도탄 탄두보다 파괴력이 크다. 또한 모든 메뉴가 한글화된 점과 한국인의 체형에 맞게 설계된 점도 운용자 편의성 측면에서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이에 왕정홍 방위사업청장은 “천궁의 군 인도가 완료됨으로써 우리 손으로 개발한 무기체계로 우리의 하늘을 지킬 수 있는 기반을 다졌다”라며 천궁-Ⅱ의 개발이 성공적임을 명시했다. 나아가 “이러한 결과들이 수출로 이어진다면 국가경제에도 크게 이바지할 것으로 기대된다”라고 밝혔다.
개발 초기, 전문가들은 천궁이 양산되면 총 3조 7,465억 원 규모의 매출과 8,630명의 고용 창출 효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는 연구개발비(8,000억 원)의 5배에 가까운 수치다. 해외 수출로 이어진다면 그 효과는 더 커질 것이며, 정부가 창조경제의 한 축으로 방위산업을 선택하면서 이를 뒷받침할 국방기술의 경제적 잠재력이 주목받을 것이라는 의견이 많았다.
초기의 이야기이지만, 이제 현실이 되고 있다. 이는 국내 기술로 개발된 무기의 수출 성과에서 여실히 증명된다. FA-50 경공격기를 비롯해 대함미사일(해성)과 KT-1 기본훈련기, K-9 자주포, 군함 등 국산 무기들이 아시아, 유럽, 중남미, 중동 등 세계 각지에 수출됐다. 2014년의 경우, 사상 처음으로 방산 수출 30억 달러를 돌파하는 기록을 세웠다.
바야흐로 천궁은 세계적인 명품 무기로 인정받고 있다. 탐지 및 대(對)전자전 능력, 명중률에서 기존의 미국제 호크 미사일을 크게 앞서고 있다. 이제 군에 배치되면서 영공 방어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하지만 천궁의 개발 성공에 따른 파급 효과는 안보 분야에만 그치지 않는다. 방위사업청과 LIG넥스원, 한화시스템 등 국내 방산업체들이 참여해 경제적 파급 효과도 클 것이다.
지난 50년간의 방산의 경제적 효과는 투자비용의 12배가량에 달한다. 그 과정에서 축적된 국방기술의 가치와 경제·산업적 파급효과는 더 큰 것으로 평가된다. 세계 정보기술(IT) 산업의 ‘빅뱅(big bang)’을 일으킨 인터넷은 미국이 군사통신체계로 개발한 ‘알파넷’을 상용화했다. 자동차용 내비게이션과 에어백도 국방기술에서 파생됐다. 전쟁 상황에서 활용되는 고도의 극한기술이 민수 분야에 응용돼 ‘시너지 효과’를 창출한 사례는 이외에도 헤아릴 수 없이 많다. 이 때문에 정부도 방산 경제의 핵심 축으로 천궁에 주목하고 있다.
천궁 군 인도 완료 동영상(방위사업청 유튜브 채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