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개질을 하다 실타래를 다 쓰면 새로운 실을 이어 붙인다.
라탄을 엮을 때도 등나무 줄기의 끝에서 새로운 줄기를 잇는다.
이때 끊긴 줄기는 접착제 없이 오로지 엮는 기술로 고정하는데, 덕분에 이물질 하나 없이 라탄만으로 만들어진다.
등나무처럼 시원함을 담은 라탄 공방 체험, 욜로 아카데미 7기생이 도전해본다.
초여름 밤의 싱그러운 바람과 함께 방위사업청 공방에 들어서는 네 사람. 이번 욜로 아카데미 7기생 행정복지팀 오지연 팀장, 비상기획보안팀 김은주 실무관, 재정계획담당관 박혜민 사무관, 해상항공기사업팀 문승연 주무관이다. 각자 다른 분야에서 일해 초면임에도 어색한 기색 없이 얼굴이 밝은 이유는 무엇 때문일까? 바로 라탄 때문이다.
이국적인 여름 감성을 표현하기에 좋은 라탄은 여름용 가방부터 피크닉 바구니, 접시, 스툴, 스탠드, 디퓨저, 화병 등 다양한 소품의 소재로 쓰인다. 특히 패션 신상품에 등장했을 정도의 인기아이템. 강사가 준비한 재료를 보자마자 다들 기대감에 눈이 반짝인다.
가방은 바닥의 한 가운데부터 무늬를 위해 돌리기 방식으로 라탄을 엮어간다. 이어 스탠드는 반대로 위에서부터 시작된다. 밑단과 윗선, 서로 시작점은 다르지만, 기반을 잘 짠다는 초심은 같다. “아주 단단하게 올라가야(내려가야) 해요. 기초 공사라고 생각하시면 돼요.” 잘 불린 라탄이지만 의외로 손에 힘이 부쩍 들어간다. 그도 그럴 것이 줄기를 손으로 꺾어주는 것 외에는 손 말고 어떤 도구도 사용하지 않기 때문이다.
같은 재료를 가지고 만들지만, 만드는 손이 달라서 모양도 다르다. 각도를 어떻게 잡고 엮는지에 따라 넓거나 작게 만들 수 있다. 나만의 작품이기에 크기와 각도는 다르겠지만, 중요한 점은 즐겁다는 것이다. 오늘 참여한 직원 모두의 평은 집중하다 보니 마음이 안정되고 완성되는 모습에 즐겁다는 것이었다. 특히 정신적인 노동을 하는 직업군들이 라탄 만들기와 같은 체험에 매력을 느낀다고 한다. 라탄의 촉감을 손으로 느끼면서 큰 생각 없이 하나하나 이어가면 어느새 나만의 작품이 완성되니, 이보다 큰 만족도 없을 것이다.
퇴근 후 늦은 시간까지 이어진 작업에 고단할 법도 한데, 표정은 되레 들어설 때보다 훨씬 개운해 보인다. 내일도 출근할 텐데 피곤하지 않겠느냐고 묻자 ‘오히려 스트레스가 풀려 내일 컨디션이 더 좋을 것 같다’ 며 웃는다. 처음 공방을 들어왔을 때, 4명 중 3명은 선물로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작품이 완성되니, 모두가 자신을 위한 선물이라며 변심했다. 옆에서 그 과정을 지켜본 강사와 진행자 모두 고개를 끄덕이며, 이번 욜로 아카데미가 좋은 반응 속에서 잘 마쳤다는 안도감을 가졌다.
등나무의 감촉이 스트레스를 풀어주고, 엮어서 만들어가는 과정 속에서 즐거움이 깃든다는 라탄. 서로 다른 등나무에서 자랐을 라탄 줄기들이 곱게 얽힌 모습을 보니, 방위사업청의 모든 직원도 이러하다는 생각을 해본다.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요소들도 시간을 두고 서로 이리저리 얽히며 아름다운 형태를 만들어낸다. 지금 이 라탄처럼 우리의 삶도 그렇다는 생각을 하며 참여해준 욜로 아카데미 7기생에게 감사를 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