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10 VOL.125

한국형기동헬기
수리온

KUH-1

하늘의 제왕 독수리의 용맹함을 지닌 수리온(KUH-1)은 우리나라 최초 국산 기동헬기다.
현재 4차 양산이 계약되어 소요군에 전력화되고 있으며, 추후 성능개량사업을 추진할 예정이다.
세계 11번째 헬기 개발국의 위상을 정립하게 해준 수리온은 육군의 주력 기동헬기로 운용되고 있다.

글. 헬기사업부 한국형기동헬기사업팀

우리의 기술로 완성하다

군용장비 국산화의 필요성은 몇 가지로 나뉜다.
첫 번째는 원천기술 확보다. 국내 기술 없이 해외 도입에 의존하면 원천업체의 사정에 따라 군용장비 운영유지에 애로가 있고 성능개량 등에도 한계가 있다. 운용 중 해외에서 구매한 부품의 결함이 발생하면 결함조치에 상당한 시간이 소요되며, 안전에 직접 영향이 있는 경우 조치완료 시까지 군용장비의 불가동을 초래할 수 있다. 국산화 부품이 있다면 상대적으로 빠른 원인분석과 결함조치가 가능해 군용장비의 가동률 향상에 기여할 것이다. 두 번째는 경제성이다. 군용장비 획득과 운영유지 관점에서도 중요한 요소인데 국산화를 하면 원가절감 등 가격 인하도 가능해진다. 마지막으로는 기술 파급이다. 타 무기체계나 민간 산업으로 고도화된 기술을 파급할 수 있다.
이러한 필요성 때문에 한국형기동헬기 수리온이 개발되었다. 2006년 시작된 한국형헬기개발사업(Korean Helicopter Program, KHP)은 군이 장기운용중인 노후화된 UH-1H와 500 MD를 대체하기 위해 시작됐다. 최초의 국산헬기라는 상징적인 의미와 더불어 육군항공의 공중기동 전력을 현대화시켰다. 국내 항공산업 인프라를 헬기 독자개발에 근접한 수준으로 구축했고 국내 민수헬기 수요 및 수출도 달성할 수 있는 기반을 갖추는 계기가 되었다.

UH-60 같은 유사기종과 비교해
최신 3차원 전자지도, 통합헬멧시현장치,
4축 자동비행조종장치 등을 장착해
주야간 악천후에도 전술기동을 할 수 있다.

우수한 성능으로
우리의 하늘 이곳저곳을 날다

수리온은 한국형기동헬기(KUH)의 통상 명칭이다.
‘수리’에는 하늘의 제왕으로 불리는 독수리의 용맹함과 빠른 기동성이란 의미가 담겼다. ‘온’은 숫자 100을 뜻하는 순우리말로 국산화 100%와 완벽함 추구하겠다는 뜻을 지녔다. 또한 ‘온’을 영어의 ON으로 해석할 수 있다. 이는 항상 엔진이 켜진 상태를 의미하는데 항공안전을 기원하는 마음이 담겨있다.

즉, 수리온은 용맹함과 날렵함으로 완벽하고 안전한 임무 수행을 통해 대한민국을 수호하며 21세기 항공산업 발전에 대한 열망이 담긴 이름이다.
수리온의 크기는 UH-1H와 UH-60헬기의 중간 정도다. 1개 분대의 중무장 병력이 탑승해 최대 140노트 이상의 속도로 2시간 이상 비행할 수 있다. 분당 500피트 이상의 속도로 수직 상승해 백두산 높이 정도인 약 9,000피트 이상에서도 제자리비행이 가능하다. 이런 성능을 보유한 수리온은 한반도 전역에서 군의 항공작전 수행이 가능하며 고지대 인원·화물공수 등 각종 지원임무도 효율적으로 수행한다.

세계적 수준의 최첨단 헬기인 수리온은 에어버스헬리콥터의 슈퍼퓨마(H215), 레오나르도의 AW149/189 및 베스트셀러 기체인 시콜스키의 블랙호크(UH-60)와 경쟁하고 있다. 아울러 수리온은 기존 군에서 운용하던 헬기와 다른 매우 우수한 성능을 지녔다. 제일 먼저 탁월한 임무수행능력을 꼽을 수 있다.
UH-60 같은 유사기종과 비교해 최신 3차원 전자지도, 통합헬멧시현장치, 4축 자동비행조종장치 등을 장착해 주야간 악천후에도 전술기동을 할 수 있다. 비행조종컴퓨터를 통해 전후, 좌우, 회전 및 상승·강하 모든 방향에 대한 자동제어가 가능해 조종사가 조종간이나 페달로부터 손발을 떼고도 제자리비행을 할 수 있다. 이러한 자동비행조종시스템으로 이륙 후 전술 목표까지 자동 비행이 가능하고 고난도 정밀 화물공수 등의 임무수행이 가능하다.

KUH-1 수리온 제원

두 번째는 안정성 확보와 생존성 향상이다.
로터계통, 조종석, 엔진, 연료탱크 등 비행안전 필수 부분에 내탄능력을 부여하고 모든 계통은 이중구조로 제작해 결함 시 백업시스템이 작동되는 등 안전성을 확보했다. 적의 방공무기 위협에 대응하는 다양한 탐지장비 및 대응체계를 구축해 전장에서의 생존성을 대폭 향상시켰다.
세 번째로는 조종사의 임무 부담 경감이다. 기존 아날로그 계기판을 대신해 통합 디지털계기판넬(Glass Cockpit)을 탑재했다. 이로써 각종 비행 및 임무 정보를 통합 시현해 조종사의 임무부담(Workload)을 경감시켜 임무수행능력을 극대화했다.
마지막으로 정비성과 신뢰도가 높아졌다. 이를 위해 상태감시장비(HUMS)를 설치했다. 그 결과 주요 품목의 결함 및 잔여 수명주기 등에 대한 정보를 제공해 적기 고장탐구를 통한 정비 소요시간 절감 및 작전가동률을 향상하도록 했다.
수리온은 육군과 해병대를 넘어 민간용으로도 활용되고 있다. 현재 군에서 사용하는 수리온 파생형은 육군 의무후송항공대에서 운용 중인 의무후송전용헬기 메디온과 해병대에서 운용하는 상륙기동헬기 마린온이 있다. 민간에서도 파생되어 관공서에서 운용 중이다. 경찰청에서는 육상치안 순찰, 대테러대응, 조난자 수색, VIP 경호 등을 주 업무로 하는 경찰헬기로, 해양경찰청에서는 해양치안순찰, 해양 조난자 구조·수색, 대테러지원, 구호물자 수송을 하는 해경헬기로 운용되고 있다. 또한 산림청에서는 산불진화·예방, 병해충 항공방제, 재난구조 및 구호물자 수송을 하고 있으며, 소방청에서는 소방헬기로 응급환자 이송, 조난자 구조 및 수색, 재난 구조 및 구호물자 수송을 한다. 수리온은 이처럼 다양한 곳에서 활용되며 우수한 성능을 입증하고 있다. 아울러 2020년 우리 육군의 주력 헬기로 활약했던 UH-1H가 역사 속으로 사라지고 그 자리를 수리온이 대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