넓게 더 멀리

흔들리는 세상에서 내 삶을 원하는 방향으로 이끄는 힘,

견인력

삶을 살아간다는 건 각자가 생각하고 만드는 삶의 방향을 찾아간다는 것 아닐까.
흔들리는 세상에서 내 삶을 원하는 방향으로, 주도적으로 이끄는 힘. 우리의 견인력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어 보려 한다.

글. 김종원 작가

“챗GPT, 예능 콘텐츠까지 섭렵!”
“AI 도구 교육 활용 극대화!”
“AI가 일자리 빼앗아 갈 것!”

온라인 뉴스를 조금만 살펴봐도 순식간에 머리가 복잡해진다. 시시각각 세상은 변하고 있으며, 끝을 짐작할 수 없는 아찔한 두려움을 느끼는 동시에 내면에서는 이런 아우성이 멈추지 않는다.

“내가 과연 흔들리는 세상에서 제대로 살아갈 수 있을까?”
“내게 인공지능을 이길 힘이 존재하는 걸까?”

그런 당신에게 소개하고 싶은 사람이 한 명 있다. 바로 이순신 장군이다. 우리 역사에서 흔들리는 세상의 흐름 속에서도 분명한 삶의 원칙을 통해, 견인력을 가장 근사하게 발휘하며 살았던 사람은 불패의 신화를 대표하는 인물 이순신 장군이다. 혹자는 그의 백성을 사랑하는 마음과 불굴의 의지를 승리의 힘이라고 말하지만, 아무리 백성을 사랑하고 의지를 다져도 그것들이 전투를 승리로 이끌 결정적 힘은 될 수 없다. 의지만으로는 원하는 것을 가질 수 없다. 결정적인 힘은 바로 ‘견인력’에 있으며, 그 비결은 그가 남긴 말에 모두 녹아 있다.

“다가오는 두려움을 피하지 말고,
찬찬히 섬세하게 들여다볼 수 있다면, 어떤 거친 흐름 앞에서도
당당할 수 있으며 내가 원하는 대로 나를 이끌 수 있다.”

이순신 장군은 자신의 삶을 통해 ‘내 삶을 원하는 방향으로 이끄는 견인력’을 가지려면, 다음 세 가지에 주목해야 한다고 말한다.

Balance
내 삶을 원하는 방향으로 이끄는 견인력

첫 번째, 너무 많이 갖고 있으면 중심을 잡기 힘들다
이야기를 이어 나가기에 앞서 먼저, 이 질문에 답할 수 있어야 한다. “내 삶은 왜 혼란스러운 걸까?”
명성과 돈, 지위 등 흔들리는 세상에서 중심을 잡기 위해서 가진 것들이,
오히려 우리의 삶을 혼란스럽게 만드는 건 아닐까?

이순신 장군은 적당히 가지면 중심을 잡을 수 있지만, 너무 많이 가지면서 혼란이 시작된다고 말한다. 그렇다면, 그가 말하는 ‘적당히’란 무엇을 말하는 걸까? 그건 단순히 적은 상태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여기에서 나는 ‘무소유’라는 키워드를 꺼내고 싶다. ‘무소유’는 아무것도 소유하지 않는다는 의미가 아니다. 더 가지는 것을 경계하라는 말이 아니라, 자신에게 필요 없는 것까지 가지려는 마음을 경계하라는 말이다. 매일 자기 삶에 무언가를 더하려고만 하는 사람은 실제로 자신에게 무엇이 필요한지 잘 모르는 사람이다. 더구나 자신에게 쓸모가 없음에도 너무 많은 것을 갖고 있는, 가지려는 사람은 너무 무거워서 자신을 원하는 방향으로 이끌 수 없다. 늘 차분하게 자신을 바라보자. 자신이 무엇을 필요로 하는지 제대로 아는 사람은 매일매일 불필요한 것을 제거하면서 비로소 중심을 잡는다.

Courage
고통을 감수한 사람에게만 보이는 선물

두 번째, 고통받을 용기를 내면 길이 보인다
불필요한 것들을 제거하며 가벼워진 후에는 고통을 경험할 용기를 내야 한다. 언제 죽을지 모르지만, 언제라도 죽을 수 있다는 각오로 심장을 몸 밖에 내놓고 살았던 이순신 장군이 자신의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기 위해 버리고 겪어야 할 고통은 짐작할 수 없을 정도로 많았다.

하지만 그는 자신에게 주어진 고통을 외면하지 않았고, 매일 짙고 깊은 고통의 바다를 건넜다. 부하들에게 고통을 분담하지도 않았고, 상황을 그대로 받아들이며 대신 현명하게 대처했다. 최대한 긍정의 시선으로 바라보며 모든 것이 좋은 방향으로 가려는 신호라고 여긴 것이다. 이 부분이 가장 중요하다. 길은 고통을 감수한 사람에게만 보이는 선물이다. 그가 우리에게 준 지혜를 정리하면 이렇다.

“수많은 사람이 안 된다는 지점에서 계산을 시작할 때, 나는 언제나 할 수 있다는 지점에서 계산을 시작했다.” 그는 적을 다루는 최고의 전략가이기 전에, 흔들리는 자신을 지혜롭게 다루는 최고의 전략가였다. 나를 향해 다가오는 고통을 막으려고만 하면 고통은 망치가 되어 나를 부술 것이다. 하지만 고통을 가능성이라는 가치를 품고 있는 바람이라고 생각하면, 고통받은 경험을 활용해서 어디에든 쓸 수 있다.

Judgment
생각이 이끄는 힘을 만들어야 한다

마지막으로, 힘을 기르기보다 생각을 먼저 기른다
필요한 건, 판단력이다. 인간은 모든 순간 반드시 무언가를 선택해야 하고, 그 선택이 이끄는 방향으로 삶은 흘러가기 때문이다. 그냥 힘만 세면 되는 게 아니라, 방향까지 잘 잡아야 제대로 된 견인력을 발휘할 수 있다. 그래서 어떤 불리한 상황에서도 승리할 비결은 바로 ‘힘과 생각의 조화’에 있다. 다만 순서를 제대로 지켜야 한다. 생각이 먼저고, 힘은 자연스레 따라오는 것이다. 먼저 방향을 올바르게 잡고, 이후 확실한 전략이 서면, 힘은 자연스럽게 곳곳으로 스며들어 최고의 효율을 낼 수 있다. 다시 한번 기억하자.

힘이 이끄는 생각이 아닌, 생각이 이끄는 힘이 필요하다. 중요한 건 철학, 즉 ‘자기 생각’이 분명한 삶을 살아야 한다는 사실이다. 어떤 일이 생겨도 자신을 세상에 맞추지 말고, 스스로 공들여 만든 원칙을 중심에 두고 살아야 한다. 그래야 내가 보내는 시간이 바람처럼 사라지지 않고, ‘나’라는 대지에 농밀하게 쌓인다.

원하는 방향으로 나아간 길의 끝에서 만나게 되는 건?
주변에 매일 같은 시각 잠들기 직전 큰소리를 내며 싸우는 부부가 있다. 온갖 비난의 음성이 워낙 커서 진동하듯 울린다. 더 슬픈 일은 말로 옮길 수도 없는 그들의 무시무시한 증오의 언어가 지나간 후, 마치 지옥에 잔잔하게 깔린 안개처럼 우는 소리가 들린다는 사실이다. 그러나 저들이라고 그러고 싶어서 그런 건 아닐 것이다. 과거 어느 순간에는 늘 좋은 일만 생기길 소망하며, 서로에게 늘 예쁜 말만 들려주고 싶었을 것이다. 인생이 자기 마음대로 되지 않으니 어쩔 수 없이 감정이 독해지며 입에서 나오는 말조차 제어하지 못하게 되었겠지. 견인력은 이렇게 가정의 행복까지 결정할 수 있다.

견인력은 누구든 가질 수 있다. 내가 원하는 대로 나를 이끌 수 있고, 매일 무한한 능력을 갖춘 자신을 만날 수 있다. 세상에 완벽한 성장은 없지만, 성장하는 방법은 다양하며 무한하다. 우주에서 보면 나는 그저 먼지와 같은 존재지만, 내 입장에서 보면 우주도 먼지와 같은 존재다. 당신은 결코 나약하거나 사소한 존재가 아니다. 가장 건강하고 아름답고 단단한 삶은, 내가 나를 자신 있게 선택하며 사는 일상의 반복에 있다. 그럼, 당신의 삶은 곧 당신이 원하는 곳에 도착해 있을 것이다. 거기에서, “더 큰 세상이 아닌, 더 큰 나를 만나라.”

넓게 더 멀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