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위산업은 정부가 유일한 수요자라는 점과 대규모 설비 확보가 필요해 높은 고정비용이 발생한다는 점에서 정부의 적극적인 육성과 지원이 필요한 분야이다. 이에 다양한 정책 사업과 자금지원 방안을 마련해 시행해 왔으나, 지금까지 방식은 핵심기술이나 국산화 개발, 수출 등 목적을 지정하는 기술 개발(R&D) 형태의 사업과 업체 등이 금융기관으로부터 자금융자를 받는 경우 금융기관의 이자와 방위사업청이 정하는 이자의 차액을 지원하는 이차보전사업이 전부였다.
미국에서는 중앙정보국(CIA), 국가안보국(NSA) 등이 국가안보에 필요한 기술을 개발하는 기업을 지원하기 위해 벤처투자회사(In-Q-Tel)를 설립하기도 하고, 육군에서는 군에서 필요로 하는 기술을 개발하는 기업에 자금을 지원하기 위해 벤처캐피탈(Army Venture Capital Initiative)을 운용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스마트 대한민국 펀드, 한국판 뉴딜펀드, 도시재생펀드 등 다양한 분야에서 모태펀드 형태의 정책형 펀드를 활발히 조성하고 있다. 여기서 모태펀드(Fund of Funds)란 기업에 직접 투자하지 않고 민간 벤처캐피탈이 결성하는 펀드에 간접적으로 출자하는 방식을 말한다. 이 방식은 정부가 정책자금을 모태펀드의 계정에 출자하고 공모를 통해 자(子)펀드가 조성되면 자펀드가 유치한 민간투자금과 정부출자금을 바탕으로 투자 대상 기업을 선정해 투자가 이루어진다. 이후 투자 기간이 만료되면 투자 회수가 이루어지며 펀드 청산 후 신규 자펀드 조성을 위해 회수금을 재출자하게 된다.
방위사업청은 2021년 2월, 「방위산업발전법」 시행과 함께 성장잠재력이 높은 기술력 있는 방산 중소·벤처기업 발굴과 육성을 위해 공공정책 자금의 투입과 민간 자본을 동시에 유치할 수 있는 펀드 형태의 새로운 자금지원 정책이 필요하다고 판단하고 정부출자 펀드 조성 방안을 검토하게 됐다.
「벤처투자 촉진법」에 따라 법령 제·개정 없이 펀드 조성이 가능하고 전문기관(한국벤처투자)에 의한 체계적인 관리가 가능해진다는 장점이 있기에 한국모태펀드에 ‘국방 계정’을 신설해 위탁하는 방식으로 검토 중이다. 5년간 총 1,500억 원(연간 300억 원) 정도의 펀드를 조성하고 이 중 정부 지원 규모는 연간 200억 원 정도로 일반예산 확보를 통해 재원을 조달할 계획이다.
상반기 중 모태펀드의 세 가지 구성주체인 투자대상기업1), 투자관리 전문기관(벤처캐피탈)2), 민간투자자(전략적 투자자)3) 수요 조사를 통해 펀드 조성의 가능성을 분석하고, ①적정 목표 수익률 ②정부출자비율 ③주목적 의무투자비율 ④펀드 규모 등 펀드 설계안을 구체화해 2022년 예산에 반영할 방침이다.
1 투자대상 기업: 협의의 방위산업뿐만 아니라 국가안보와 관련된 첨단업종 및 방위산업 진출 희망기업 포함
2 벤처캐피탈: 정부 출자비율, 주목적투자기업 범위 등의 설정을 통해 VC가 수익을 낼 수 있는 조건 조성
3 전략적 투자자: 투자대상과 업종이 유사해 상호협력관계에서 시너지를 낼 수 있는 투자자 확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