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화하는 우주 산업 시대에 발맞춰 우리나라의 국방분야에서도 선진국 수준의 기술역량 확보가 필요하다. 위성 산업화를 위해 인프라 관련 기술 개발, 핵심 구성품의 국산화와 첨단기술 확보, 기술 신뢰도 확보 등의 방안으로 고려하고 있다.
최근의 우주 산업은 각국의 정부가 주도해 장기간에 걸쳐 고비용으로 위성을 개발하던 전통적인 올드 스페이스(Old Space) 시대에서, 민간 주도로 단기간에 비용을 절감하면서 다양한 서비스를 창출하는 뉴 스페이스(New Space) 시대로 변화하고 있다. 이런 변화의 대표적인 기업은 뉴 스페이스의 대표격인 스페이스엑스다. 스페이스엑스는 ‘10회 사용’이 목표인 재사용 발사체 팰컨9로 발사 비용을 획기적으로 낮추었고, 이미 1,000기 넘게 발사한 스타링크 위성을 향후 최대 3만기까지 늘려 전 세계에 우주인터넷 서비스 제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위성산업에 대한 전 세계적인 변화와 국가적 관심 및 필요에 힘입어 향후 10년간 위성과 발사체 개발에 30조 원 규모의 정부 투자가 예상된다. 특히 국방분야는 정부 투자의 50% 이상인 16조 원 규모를 차지할 예정이며, 미래 첨단기술을 바탕으로 한 잠재적인 국방 위성 추가소요까지 포함하면 국방분야 투자는 26.5조 원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따라서 2030년대에 50~200여 기에 이르는 국방 위성의 비약적인 수요를 바탕으로 발전하는 위성 성능을 확보하기 위해 핵심기술개발에 적극적으로 투자해 선진국 수준의 기술역량 확보가 필요하다.
우선 국방 위성을 자체적으로 개발할 수 있는 기술역량, 체계개발과 연계된 핵심기술을 확보하기 위해 향후 10년간 국방 위성개발과 관련된 핵심기술과제로 1.5조 원 규모를 지원할 계획이다. 이러한 투자를 통해 신속한 (초)소형위성 개발을 위한 구성품의 소형화·경량화와 간소화된 인증 절차 마련 및 영상 활용도 제고방안 연구 등의 인프라 관련 기술 개발을 하고자 한다. 더불어 선진국 수준의 초고해상도 정찰(425급)위성 확보를 비롯해 통신(아나시스급)·항법위성 등의 핵심 구성품의 국산화와 첨단기술 확보는 물론 이러한 핵심기술이 탑재된 위성의 시범발사 등을 통해 부족한 헤리티지(우주환경운영경험)를 축적해 기술 신뢰도를 확보할 예정이다.
팰컨9 발사
발사체 회수
위성 60기 발사
스타링크 구성도
또한 이러한 국방 위성산업 추진에 있어 산업체의 역할을 확대하고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그동안 국방과학연구소 중심이었던 국방 위성개발 주체를 산업체 주도로 전환하고 국방과학연구소의 보유 기술 중 업체에서 필요한 기술을 이전하도록 한다. 특히 대량 생산이 필요한 위성개발 사업은 다수의 업체가 공동 설계하고 양산 물량을 분산해 생산하도록 해 다양한 기업의 위성개발 참여를 유도할 예정이다. 그리고 국방분야뿐만 아니라 다른 부처와 공동으로 진행하는 다부처 위성사업의 연구개발 절차를 간소화해 빠르게 사업이 추진되도록 관련 기관과 협의하고 연구계획 수립 시에는 업체 참여를 확대하는 등 업체의 진입장벽을 낮출 계획이다.
이러한 정부 투자를 통한 산업 인프라 조성 및 튼튼한 위성산업 생태계를 구축하기 위해 업체가 일정과 비용에 대한 우려 없이 위성 조립과 시험을 하도록 위성 구성품의 조립·시험시설을 추가로 구축하고 위성 수요를 견인하는 국내 발사 여건을 마련하도록 관계 기관과 협의할 것이다. 향후 위성의 개발부터 발사, 활용까지 우주분야 토탈 패키지 수출이 가능하도록 정부 차원에서 해외 주요국과 소통하는 협의체에 국방 관련 기관도 적극적으로 참여해 신흥 위성시장의 수출기회를 확대할 계획이다.
2018년 우주 산업 규모는 약 321조 원으로 지난 10년간 약 2배로 성장했고, 위성 보유국도 2018년 기준 73개국일 정도로 전 세계로 확대되고 있다. 과거 중·대형위성 중심의 개발뿐만 아니라 (초)소형위성이 개발 확대되면서 다양한 용도의 위성이 개발되고 있다. 국방 위성산업 육성을 통해 2030년에는 선진국 수준의 위성 개발 기술 확보가 가능하고 약 1만 명 정도의 일자리 창출과 자동차, 소재 등 연관 산업의 동반성장 시너지 효과도 기대된다. 우리나라도 올 3월 누리호의 성능 시험이 성공적으로 통과되면서 우리가 개발한 위성을 우리나라 발사체로 우리 땅에서 자력 발사할 날이 머지않았다. 이제 적극적으로 위성 산업화를 지원해 미래의 신속한 우주 패러다임 변화를 맞이할 준비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