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위사업청은 무기체계 중심에서 핵심기술·미래도전국방기술 중심으로 국방R&D 패러다임의 전환을 추진 중이다. 이 과정에서 예산 확보는 필수적인 요건이다. 이를 위해 2022년 방위력개선 예산(안)은 40개 신규사업과 220개 계속사업에 대한 예산을 반영했다.
2022년 방위력개선사업 예산(안)은 2021년 대비 2.8%(+4,726억 원) 증가한 17조 4,690억 원으로 편성해 기획재정부로 제출했다. 무기체계 획득 등 37개 신규사업 착수금 등으로 1조 3,633억 원을 반영했으며, 정책지원 프로그램으로 미래도전국방기술개발, 신속연구개발, 방산모태펀드 3개 신규사업 4,643억 원(10.5%) 및 220개 계속사업 연부액 등으로 15조 6,414억 원을 반영(89.5%)했다.
(단위 : 억 원)
2021년 예산 (A) |
2022년 편성안 (B) |
증감 (B-A)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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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16조 9,964 | 17조 4,690 | +4,726 | +2.8 |
2022년 방위력개선사업 예산(안) 편성 방향은 총 네 가지로 나뉜다.
첫째, 군사전략 목표 및 개념을 구현하도록 중·장기 기간 중 확보가 필요한 핵심군사능력을 전략적 억제능력1), 작전적 대응능력2), 그리고 포괄적 대응능력3)으로 구분해 최우선으로 투자했다.
둘째, 자주국방의 기초가 되는 국방R&D 투자를 대폭적으로 확대했다. 무기체계 대비 상대적으로 투자 비중이 작았던 국방R&D예산의 확대를 통해, 4차 산업혁명과 관련한 미래 첨단 무기체계개발을 위한 핵심기술을 확보하고 국산화율을 향상시켜 궁극적으로 국방R&D 기술경쟁력을 강화시킬 것이다.
셋째, 국내 방위산업 육성 및 글로벌 경쟁력 강화 지원을 위해 국방벤처기업 육성, 수출지원 투자 확대, 인프라 구축 등의 재원을 확대했다.
마지막으로, 무기체계의 안정적 운용여건 보장 및 국방예산 지출 효율화를 위해 성능개선 창정비 등 후속군수지원 일부를 방위력개선비로 통합해 총수명주기 관점에서 후속군수지원과 연계성을 강화했다.
1 전략적 억제능력: 전·평시 주변국 위협에 대응할 수 있고, 전략적 수준의 감시정찰 및 지휘통제 역량을 제공하는 기반능력 및 북핵·WMD 위협에 대응할 수 있는 능력
2 작전적 대응능력: 전·평시 북한 위협에 대응 가능한 각 군의 작전적 요구를 구현할 수 있는 작전적·전술적 수행능력
3 포괄적 대응능력: 사이버 및 우주작전, 대테러작전, 재난 및 구조지원 작전에 활용 가능한 작전 수행능력
2022년 예산(안)의 가장 큰 특징은 국방기술개발 R&D예산의 대폭 증대이다. 국방기술개발 R&D예산은 2021년 1조 3,878억 원에서 2022년 예산(안)에서는 2조 4,234억 원으로 74.6% 증가했다. 무기체계를 포함하는 국방R&D예산은 2021년 4조 3,314억 원에서 2022년 예산(안)은 5조 3,713억 원으로 24.0% 증가했다.
국방기술개발 R&D는 크게 무기체계개발, 핵심기술개발 그리고 미래도전국방기술개발 세 가지로 나눌 수 있다.
무기체계개발은 무기체계를 실제로 설계해 시제품을 제작하고 시험 평가해 양산하는 기반을 만드는 것을 말한다. 핵심기술개발은 무기체계개발에 필요한 기술을 사전에 개발하는 것이다. 그리고 미래도전국방기술개발은 소요가 없는 상황에서 현존하지 않는 무기체계에 대한 기술을 개발해 소요의 기반을 만드는 창의·도전적인 연구개발이다.
먼저 무기체계개발 예산은 2021년 2조 1,870억 원에서 2022년 예산(안)에서는 1조 9,856억 원으로 9.2% 감소했다. 이에 반해 핵심기술예산은 2021년 6,318억 원에서 2022년 예산(안)은 9,306억 원으로 대폭 증가했다. 과거 기초·핵심기술예산은 국방R&D예산의 6% 정도에 불과했고 최근 15%까지 증가했으나 미국(40% 이상) 등 사례와 비교하면 여전히 적은 수준이다. 이는 과거 수십 년 동안 미리 개발되지 못한 핵심기술이나 부품을 무기체계개발 단계에서 수입을 해왔다는 방증이다. 실제 추진체계, 반도체 등 장기간 개발 기간이 소요되는 핵심부품은 대부분 수입하거나 기술 도입에 의존해 왔다.
핵심기술개발 예산의 대폭 증가는 무기체계개발 이전에 미리 부품이나 관련 기술을 개발할 수 있어 부품 및 기술 수입을 줄여 외화유출을 막고, 향후 운용유지에 필요한 부품을 원활히 공급할 수 있어 궁극적으로 총수명주기 비용을 줄이게 될 것이다. 또한 무기체계를 수출해도 핵심부품을 공급하는 선진국의 수출 통제를 받지 않고 자유롭게 수출이 가능해질 것이다. 이 과정에서 우리나라의 많은 중소기업이 방산 분야에 진출해 기술개발, 양산, 운영유지에 참여하고 부품과 기술 수출의 기회를 얻게 될 것이다.
미래도전국방기술개발은 2019년부터 핵심기술의 내역사업(2021년 1,204억 원)으로 진행됐으나 「국방과학기술혁신촉진법」의 시행에 따라 신규사업(2022년 3,766억 원)으로 분리됐다. 미래도전국방기술개발은 소요창출형 연구개발로서 소요에 기반한 핵심기술연구개발과 구분된다. 미래도전국방기술개발은 소요에 기반하지 않고 새로운 무기체계에 대한 기술을 개발하는 것으로 소요창출뿐만 아니라 소요가 결정된 이후 진행되는 핵심기술의 기반이 되기도 한다.
미래도전국방기술개발을 본격적으로 시작하는 것은 이전의 무기체계 중심의 Fast Follower 전략에서 First Mover 전략으로의 패러다임 전환을 의미한다. 더 이상 선진국의 무기체계를 따라가는 것이 아니라 독자적인 무기체계에 대한 기술을 선점하겠다는 것이다. 현재 우리나라의 국방기술 수준은 이미 세계에서 9-10위를 차지하고 있는데 이는 더 이상 선진국으로부터의 핵심적인 기술을 도입하거나 모방하는 전략은 힘들다는 것을 의미한다.
미래도전국방기술개발사업의 확대는 현재 진행 중인 국방과학연구소가 첨단연구개발 중심의 연구소로 변화하는 혁신과 밀접하게 관련돼 있다. 미래전장 게임체인저 확보를 위한 세계 각국의 국방 혁신은 이미 시작됐으나 우리나라는 아직 이에 대한 대비가 부족한 실정이다. 이에 국방과학연구소는 국방첨단과학연구원(가칭) 설립 등을 통해 첨단국방과학기술 연구에 역량을 집중해 4차 산업혁명 시대의 미래 군사력 혁신을 주도할 수 있는 양자물리, 극초음속 등 8대 게임체인저 분야에 중점을 투고 연구를 추진할 계획이다.
신속획득사업은 첨단기술이 적용된 민간의 제품을 일부 구매해 군에서 시범적으로 운용하는 것으로 2021년에 예산 규모는 302억 원이다. 2022년부터는 2021년에 시범 운용하는 제품 중 도입이 필요하다고 선별된 것을 대량으로 구매·전력화하는 신속획득전력화사업(1,418억 원)을 추진할 예정이다.
아울러, 2022년에는 신속연구개발도 함께 추진될 예정이다. 네트워크, 센서, 데이터, AI 등 4차 산업혁명 관련 기술은 매우 빠른 속도로 발전하고 있는데 기존의 연구개발 방식을 적용할 때 기술이 진부화될 우려가 있어, 4차 산업혁명에 관련한 기술 획득과 적용에 중심을 두고 추진할 예정이다.
한편, 무기체계 운용성 향상 지원 예산은 무기체계 운용유지 단계에서 단기간에 상대적으로 소규모 예산을 투입해 기능과 성능을 향상시켜 현존 전력을 극대화하는 예산으로 2021년 200억 원에서 2022년 예산(안) 2,693억 원으로 1,245%로 대폭 증액했다.
내 방위산업 경쟁력 제고와 수출 증진을 통한 경제 활성화를 위해 방위산업 육성 분야 예산도 2021년 968억 원에서 2022년 1,915억 원으로 97.8%로 대폭 증액했다.
앞서 언급한 핵심기술개발, 미래도전국방기술개발, 신속획득사업 등 국방기술개발 확대를 통한 국방R&D 패러다임 전환을 뒷받침하기 위해서는 우수한 기술력을 가진 국방 중소·벤처기업의 참여와 성장이 필수적이다. 따라서 국방 중소·벤처기업의 국내개발 생산을 강화해 기술·가격·품질 경쟁력을 확보하고 글로벌 방산시장에서 경쟁력을 구비해 수출을 확대함과 동시에 방위산업이 지속·발전할 수 있는 생태 구축을 위해 방위산업 육성 관련 투자를 크게 확대하기로 했다.
우선, 방위산업의 성장기반을 견고히 하고 방산수출 확대, 전략·핵심부품에 대한 기술 독립성을 확보하기 위해 부품국산화 개발 예산을 2021년 886억 원에서 2022년 예산(안)을 113% 증액한 1,888억 원으로 결정했다. 또한 민간과 국방의 과학기술 역량 융합을 위해 민군기술협력사업을 2021년 908억 원에서 2022년 1,605억 원으로 확대 편성을 요구했다.
우수한 중소·벤처기업의 국방 분야 진입을 촉진하고 방산혁신클러스터를 통해 지역기반으로 특화된 방산 협력 생태계를 구축하기 위해 국방벤처기업 육성사업에 482억 원(2021년 197억 원)이 반영됐다. 해외시장 개척 및 수출품목의 개조개발비 지원 등을 위해 글로벌방산강소기업 지원사업 317억 원(2021년 118억 원), 방위산업수출지원사업 738억 원(2021년 519억 원)을 반영했다.
아울러 국방R&D에 참여하는 중소·벤처기업의 원활한 자금조달을 위해 방위산업 모태펀드(Fund of Funds)를 신규 도입한다. 국방 분야 진입을 원하는 기술력이 우수한 기업에 투자가 이루어진다면, 중소·벤처기업 참여 활성화와 경영 여건 개선에 도움이 될 것이다.
총수명주기 관점에서 무기체계의 안정적 운영 여건을 보장하면서 국방예산 지출 효율화를 도모할 수 있는 부문을 발굴해 방위력개선비로 통합 추진하고 있다.
무기체계의 수명은 평균적으로 대략 20년이다. 수명주기 동안 성능발휘를 보장하기 위해서는 운용유지 단계에서 큰 비용이 소요되며, 무기체계가 첨단화될수록 비용은 지속해서 증가한다. 이에 운용유지 비용 절감과 국방예산의 지출 효율화를 위해 후속군수지원 개념을 무기체계 수명주기 동안 일정하게 성능을 유지하는 유지보수에서 성능개량으로 전환하고자 한다.
창정비는 무기체계의 성능을 보장하기 위해 대략 10년 주기로 실시한다. 창정비란 무기체계를 정비시설로 이동해 완전분해→부품교체→재조립→성능검사를 통해 무기체계의 성능을 최초 생산 시와 동일한 수준으로 복원하는 최고 수준의 정비를 말한다. 그러나 창정비는 최초 생산 당시의 부품을 확보·사용하기에 비용을 증가시킬 뿐만 아니라 기술발전 추세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는 실정이다.
따라서 앞으로는 무기체계 창정비 시 타 무기체계개발 간 확보된 부품을 활용해 수명 연장 및 성능개량을 추진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2022년부터는 창정비 시기 도래 시 성능개량사업을 병행해서 추진하고 창정비사업 예산을 방위력개선비로 통합할 계획이다. 향후에는 소요결정 단계에서 성능개량사업 범위에 창정비까지 포함해 기술발전 추세에 부합하는 지속적인 무기체계 성능향상을 추진할 방침이다.
방위사업청은 첨단국방기술 선점을 통한 독자적 무기체계개발, 개량, 수출 능력 확보를 위해 무기체계 중심에서 핵심기술·미래도전국방기술 중심으로 국방R&D 패러다임의 전환을 추진하고 있다.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주도하는 신기술 발전에 능동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기술주도 획득체계로의 전환은 더 이상 늦춰져선 안 된다. 또한 방위산업에 대한 다양하고 획기적인 지원은 내수에서 수출 중심으로 방위산업의 패러다임 전환을 견인해 경제 활성화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2022년 예산(안)은 현재까지 방위사업청이 각고의 노력으로 수립한 정책을 실제 실행하기 위해 경제적인 수치로 나타낸 의지의 결과물이다. 향후 기획재정부, 국회 단계에서 그 반영 정도에 따라 수립된 정책의 성패가 결정되게 될 것이므로 유관기관의 적극적인 관심과 지원을 당부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