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DEEA가 주관한 ComDef 콘퍼런스는 1987년 창립된 국제방산협력 콘퍼런스다.
세미나, 워크숍 전문 싱크탱크로서 국제방산 및 협력 분야 주요 이슈 관련, 많은 전문가가 참여해 좋은 네트워킹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올해는 지난 9월 27일 열려 35개국 이상의 국가와 방산업계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글. 국제협력관 대외군사구매협력담당관
주미국제계약지원단장 김용선 대령
지난 9월 27일 워싱턴D.C.에서 열린 ‘ComDef 2022 콘퍼런스’에 미 국방성의 획득운영유지차관(William A. LaPlante), 연구개발차관(Heidi Shyu) 등 미 정부 고위 관료와 방산업체 관계자 등 100여 명이 참석했다. 올해는 주미 노르웨이 대사관과 레이시온(Raytheon), BAE시스템, 록히드 마틴 등이 후원했다.
이번 행사는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 발발 이후 워싱턴 D.C.지역에서 개최된 첫 방산 관련 콘퍼런스다. 현장에서는 변화된 방산 환경과 동향, 안보 관련 우방국 간 협력 증진과 대응 능력 강화 등에 대한 논의가 이뤄졌다. IDEEA의 쿠엔틴 화이트리(Quentin Whiteree) 회장은 개회사를 통해 “민주주의 가치를 공유하는 국가 간 방산 및 R&D와 획득 관련 협업이 어느 때보다 절실해졌다”며, “이와 관련한 새로운 연결고리와 해결방안을 찾는 것”의 중요성을 지적했다. 아울러 “이 가운데 핵심은 국방의 지각변동이 일어나는 전환기에 동일 가치를 공유하는 국가들과의 방산협력을 강화”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윌리엄 라플란테(William LaPlante) 미 국방부 차관은 기조연설을 통해 “미국의 당면 안보 과제인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억제를 위해서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무기지원과 방산 능력을 우선적으로 강화하고, 중국의 다각적인 위협에 대해 공급망 개선의 노력이 절실하다”며, “신뢰할 수 없는 공급원을 차단하는 우방국간 공급협력(Friend-shoring)의 중요성”을 언급했다.
이번 콘퍼런스는 별도의 슬라이드나 자료 없이 패널 토의 형식으로 진행됐다. 평소 직접 접하기 어려운 미 국방성 획득운영유지차관을 비롯해 미 국무성, 상무성의 주요 인사가 참여한 토의는 패널 토의 진행자의 중량감 있는 진행이 더해져 매 순간 참여자들의 집중도를 높여주었다.
국제협력환경과 관련해 미 백악관 국가안보실의 카라 아베크롬비(Cara Abercrombie) 부보좌관은 “미국의 국가방위전략이 곧 발표될 예정”이며, 그 기조는 “미국의 가장 중대한 전략적인 경쟁자이자 직면한 도전인 중국의 위협에 대한 대응이 핵심이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또한 그는 “재래식 무기 이전 관련 가장 핵심은 우크라이나에 재래식 무기를 가장 신속히 공급하는 것”이라고 언급하며, 현재 중국과 러시아에 대한 미 정부의 평가가 어떠한지에 대한 속내를 표현했다.
그 밖에 업체와 미국·유럽지역의 정부 관계자들은 방산 환경과 관련해 전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러시아 인접 국가들의 무기체계 수요 급증 및 그에 비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는 공급망 한계, 미국 및 유럽의 장기간 대러 제재가 러시아의 방산기반을 약화시킴에 따른 동유럽 국가 및 기존 러시아산 무기 획득·운용 국가들의 무기체계 선호 변화 동향이 다뤄졌다. 그리고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변화된 경제 상황에서 방산 기업들의 생산기반 회복 및 사이버보안 강화 필요성 등으로 인한 정보 공유의 중요성에 대해 의견을 나누며, 가치를 공유하는 우방국 간 방산 협력을 모색해야 함을 강조했다.
안보협력 강화 분야에서는 미국의 현 FMS 제도 관련 문제점들인 물자의 납기 준수 어려움, 전력화 후 부품 단종과 성능개량 등 이슈들을 다뤘다. 미 정부 인사는 현재 FMS를 통해 무기를 공급받는 많은 동맹국의 요구를 맞추지 못하는 현실을 인식하고 있다고 언급하며, 현 우크라이나 상황과 중국의 위협이 가중되고 있는 인도·태평양 지역 특히, 대만에서 FMS 개선을 위해 미 정부가 노력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국제방산협력과 관련해 최근 우리나라도 관심을 둔 상호국방조달협정 (RDP-MOU)에 대한 토의가 이뤄졌다.
RDP-MOU는 국가 간 방산협력을 추진해 나가기 위한 하나의 큰 틀이다. 네덜란드, 노르웨이, 핀란드 등 관계관들은 이 협정을 통한 대미협력 방법을 설명하며 R&D 시설 및 설비의 공유, 공동연구개발 및 투자 현황 등을 제시했다. 또한 미국과 체결국 간 방산협력에 대해 신뢰 가능성을 상징적으로 부여해주며, 세부 방산협력 사안들은 별도 협의에 의해 이루어지므로 개별 국가의 필요와 여건에 따라 적절한 협력 방법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방산 정책을 결정하는 많은 고위급 정부 관계자와 방산 관계자들이 참여하는 이번 콘퍼런스에 참여하며 필자는 이러한 인사들과 접촉 및 네트워크를 구축할 좋은 기회를 가질 수 있었다. 앞으로도 국내 근무 인원들이나 해외 주재 무관부 및 방위사업청 주미국제계약지원단 인원들이 단순 참가를 넘어 패널 등으로 적극 참여해 K-방산을 홍보하며 적극적인 네트워크 구축 및 다양한 기회를 가지길 희망한다.
이를 통해 관련 자료와 정보를 국내에 공유 및 전파할 수 있다면 국제방산 관련 안목을 넓힐 뿐만 아니라 방산업무 발전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아울러 우리나라도 이와 유사한 국제 방산 콘퍼런스를 주요국 대사관과 연구기관(싱크탱크) 등과 연계해 주기적으로 개최해 주요국 정부의 국방, 외교안보 관료들과 긴밀하고 유기적인 관계를 유지한다면 방산 강국 대한민국으로 나아가는 데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
앞으로도 K-방산을 홍보하며 적극적인 네트워크 구축 및 다양한 기회를 가지길 희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