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개의 소요를 하나의 사업으로

함탑재정찰용·서북도서용무인항공기는 ‘함탑재정찰용무인항공기’ 소요와 ‘서북도서용무인항공기’ 소요, 2개 소요를 1개로 통합한 사업이다. 해군 소요인 함탑재정찰용무인항공기는 KDX-Ⅱ에 탑재해 해상 감시·정찰 임무를 수행하는 무인정찰기이고, 해병대 소요인 서북도서용무인항공기는 서북도서 지역 연평도와 백령도에 배치해 전방을 감시·정찰하는 무인정찰기다.

2개 소요는 운용 환경 차이가 있는 별도 소요다.

하지만 방위사업청에서는 두 소요가 성능과 운용 방식이 유사하다는 점에 주목해 통합하기 위한 논의를 시작했다.

먼저 두 소요의 통합 가능성을 검토하기 위해 사업분석을 수행, 소요 통합이 가능하다는 사업 분석의 결론을 근거로 방위사업협의회에 소요 통합 안건을 상정했다. 그리고 방위사업협의회에서 국방부, 합동참모본부, 소요군과 협의해 ‘소요 통합’이 아닌 소요를 변경하지 않고 ‘사업을 통합’하는 방안을 끌어냈다. 이후 사업 통합을 전제로 사업추진기본전략을 수립, 2023년 체계개발 착수를 바라보고 있다.

이 사업의 ‘사업 통합’은 1개의 동일한 플랫폼을 개발하면서 각각의 소요에 따라 맞춤 제작(Customizing)하는 방식이다.

똑같은 크기의 눈사람을 만들고, 두 눈사람의 표정이나 팔 모양을 조금 다르게 꾸며주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예를 들면 동일한 성능과 형상의 통제장비를 개발한 후 해군의 통제장비는 함정에, 해병대의 통제장비는 차량에 탑재한다.

예산 절감, 국내 무인기 산업 활성화 등 긍정적 영향

함탑재정찰용·서북도서용무인항공기의 사업 통합 성과는 긍정적인 평가를 받아 ‘2022년 하반기 적극행정 우수사례’로 선정되었다.

기본적으로 소요와 사업은 1대 1의 관계라는 공식이 있다. 하지만 방위사업청은 소요를 제기한 소요군도 중요하지만, 안보의 최종 수요자이며 비용을 부담하는 국민의 이익도 함께 고민하는 기관이다. 소요를 사업으로 연결하는 과정에서 어떻게 하면 더 효과적으로 사업을 추진할 수 있는지, 충분히 국민들을 설득할 사업인지, 과연 최적의 비용인지 등을 고민할 수밖에 없다.

이 관점에서는 소요와 사업의 1대 1 공식에서 벗어난 새로운 방식을 찾는 노력이 필요하며, 그 새로운 방식 중 하나가 사업 통합이 될 수 있다는 선례가 되었다고 생각한다. 이 사업의 성과는 사업 통합을 통해 소요군의 요구를 충족하면서, 사업에 대한 국민 동의를 이끌어내는 방위사업청의 역할을 동시에 수행했다는 점이다.

먼저 사업 통합으로 군이 필요한 전력을 획득할 수 있게 되었다. 서북도서용무인항공기는 여러 이유로 몇 년간 사업이 중지된 상태였다. 사업을 통합하면서 서북도서 지역의 정찰 자산을 확보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함탑재정찰용무인항공기 또한 사업 통합 논의를 시작하면서 소요가 중기 전환되어 본격적으로 사업이 현실화되었다.

또한, 사업 통합은 이 사업을 추진하는 것에 대한 설득력을 높였다. 최근 국방분야는 미래전에 대응하기 위해 무인·로봇·인공지능 무기체계 기술을 개발하고, 관련된 다양한 소요를 창출하고 있다. 수년간 많은 무인기·드론이 전력화되었고, 무인기·드론 소요는 지금도 쏟아지고 있다. 크기, 운용 부대, 임무 등에 차이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외부에서는 무인기·드론 소요가 지나치게 많다는 부정적인 인식을 하기 시작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국민을 포함해 국민을 대표하는 각종 위원회 외부 위원들, 감사원, 국회가 사업의 필요성에 동의할 수 있도록 설득하는 것은 매우 중요했다.

이 사업은 사업 통합으로 불필요한 행정력 및 예산 절감, 국내 무인기 산업 활성화 등을 적극적으로 설명해 외부의 동의를 받았다.

2개 사업을 1개 사업으로 통합하면 사업관리 인원을 줄일 수 있고, 모든 절차도 반으로 줄일 수 있다. 특히 획득비뿐 아니라 운용유지비 또한 크게 줄어들어 예산을 절감할 수 있다. 그 결과, 사업 통합은 주어진 행정력과 예산 내에서 절감한 인원과 예산으로 더 많은 전력을 획득해 안보 강화에 기여하는 긍정적인 효과를 볼 것이다.

그뿐만 아니라 국외구매 예정이었던 서북도서용무인항공기사업을 연구개발로 통합 추진하면서 국내 무인기 산업 활성화에 기여했다. 이 사업에서 개발되는 플랫폼은 민간에서도 다양한 분야에 활용할 수 있으며, 수출 또한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물론 초반에는 새로운 사업 관리 방식에 크고 작은 우려가 있었다. 하지만 관련기관을 설득하고 서로 양보하는 과정을 통해 합의점을 찾을 수 있었다.

최근 기술 혁신, 민간 산업 발전에 발맞추어 방위사업의 변화가 요구되고 있고, 그러한 요구에 부합하면서 더 좋은 체계를 획득하기 위해 방위사업청은 신속시범사업, Fast Track 제도 마련 등 능동적으로 새로운 사업 방식을 강구하고 있다. 이와 더불어 기존의 제도 내에서도 다양한 방법으로 효율적이고 적극적인 사업 방식이 가능하며, 사업 통합을 방식 중 하나로 참고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