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mazing 70

70주년 정전협정·한미동맹

UN, 정전체제, 참전용사를 돌아보다

우리가 인생을 살아가면서 ‘70’이라는 나이를 ‘드물다’는 뜻을 지닌 ‘고희(古稀)’라 칭한다. 우리나라가 6·25전쟁 정전협정과 한미동맹 또한 70년이 넘게 평화를 유지하며 번영을 구가한 것 자체가 세계사적으로 매우 드문 일임이 분명하니 고희와 뜻이 상통하는듯 하다.

글. 박종왕 국제평화기념사업회 이사, 전 UN평화기념관장

국가안보의 핵심이 된 70년

우리나라는 정부 출범으로부터 현재까지 UN과 밀접한 연관성을 갖고 있다. 우리나라는 UN 감시아래 1948년 5월 10일, 총선거를 실시해 같은 해 8월 15일, 대한민국 정부를 수립했고, UN은 12월 12일에 우리 대한민국을 한반도 유일 합법정부로 승인했다.

1950년 6월 25일, 북한 공산군이 전면 남침을 개시하자 UN안전보장이사회는 당일에 결의안 제82호를 통해 ‘북한은 침략행위를 중지하고 즉각 38도선 이북으로 철수할 것’을 결의한다. UN은 북한의 계속되는 군사 행동에 대응해 우리나라에 대한 군사원조를 국제사회에 촉구하는 제83호를 채택, 7월 7일에는 UN군사령부 설치 및 지휘에 대한 제84호 결의안 통과로 미국을 주축으로 한 UN군을 결성한다. 이에 국제사회는 UN의 결의에 부응해 총 63개국이 대한민국 돕기에 나서 총 151,129명의 막대한 희생을 치르며 대한민국을 지켜내었고, 대한민국은 역사적으로 전무하고 후무하게 될 UN군과의 특별한 혈맹의 인연을 맺는다. 이처럼 UN이 우리 대한민국에 많은 도움을 주게 된 우선적인 이유는 UN이 창설 시 내세운 ‘국제평화와 안전을 지킨다’는 국제사회의 약속을 UN 출범 후 첫 사례로 보여주기 위해서다.

이어진 전쟁은 정전협정 체결로 군사적 교전행위가 중지되는데 그 과정 또한 매우 길었다. 자그마치 2년 18일간 765차의 회담이 열림으로써 세계역사상 가장 긴 휴전회담으로 기록됐다. 그리고 정전체제 아래 이승만 대통령이 우려했던 우리나라의 안전을 보장할 실질적인 조치로서 ‘한미상호방위조약’이 체결되어 현재까지 70여 년의 평화를 확실히 유지해 주고 있는 우리 국가안보의 핵심이 된 굳건한 한미동맹으로 자리매김하게 된 것이다.

Give Me Tomorrow
내일을 달라

우리는 은혜를 잊지 않고 기억하며 감사하는 나라가 됐다

“오늘날의 대한민국은 뜻을 가진 사람들이 만든 산물이며, 역사 발전의 원동력은 만남과 배움이고, 결국 사람이 역사를 만드는 것이다”라고 한림대학교 이상우 전 총장이 한 말이 있다. UN참전용사의 참전 의미와 대한민국 발전과의 관계를 보면 상당히 일치하는 말 같다. 왜냐하면 참전용사들은 대부분 자발적으로 지원한 각국의 인재들이었고, 그 나라의 지도자 또는 지도층으로 성장했으며, 대부분이 자신의 의지로 참전한 지원자들이었다. 이러한 UN참전 용사 덕분에 우리나라는 자유민주주의의 국가정체성을 유지하면서 발전의 토대를 구축할 수 있었다.

우리는 은혜를 잊지 않고 기억하며 감사하는 나라가 됐고, 혈맹으로 맺어진 귀중한 참전의 인연을 현재를 넘어 미래로 계승해 나가고자 여러 노력을 해왔다. 참전용사에 대한 예우와 그 후손에 대한 기억과 감사는 물론 ‘UN참전용사 명예선양 등에 관한 법률(2020.3.24)’을 제정하고 7월 27일을 ‘UN군참전의날’, 11월 11일을 ‘UN참전용사국제추모일’로 지정해 UN 참전국가와 참전용사의 기여·희생·헌신에 대해 기억하고 감사하며 우호를 증진하는 계기로 삼고 있다.

We Gave Our Today For Your Tomorrow!
우리는 당신의 내일을 위해 우리의 오늘을 주었습니다

그들의 오늘이 우리의 미래가 되어

2023년은 한반도에서 군사적 교전행위를 중지시킨 정전협정체결 70주년이 되고, 또 우리의 국가안보의 든든한 버팀목 역할을 하는 한미상호방위조약으로 맺어진 한미동맹 70주년이 되는 해이다.

여기에 국가유공자와 참전국, 참전용사를 기리는 직무를 수행 해온 국가보훈처가 국가보훈부로 승격한 의미 있는 해이다. 정부 차원에서는 이러한 의미에 맞게 다양한 행사와 사업을 추진하겠지만 모든 우리 국민이 새로운 마음가짐으로 보내야 할 것이다.

글을 마치려 하니 장진호전투 현장에서 종군기자가 “소원이 무엇이냐”고 질문했을 때 “Give me tomorrow!”라고 답했던 미국 해병대 병사. 그리고 우리나라 젊은이들에게 전할 말이 있냐는 물음에 “We gave our today for your tomorrow!”라고 했던 UN군 참전용사, 학도병으로 참전하여 조국의 산하를 누볐던 국군참전용사의 수기에 쓰인 “우리가 어떻게 지킨 조국인데….”까지. 멀리 미국의 자그마한 도시에서 참전용사를 위해 묵묵히 물심양면으로 도왔던 분의 “We receive, We give”라는 말씀들이 다시금 떠오른다.

We Receive, We Give
우리는 받았고, 주었다

Amazing 7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