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한 취미
봄만 되면 인스타그램은 피크닉 인증샷으로 도배된다. 특히 젊은 세대에게 봄맞이 피크닉은 일종의 연례행사다. 어르신들의 봄꽂구경처럼.
봄이면 우리는 으레 ‘봄소풍’을 가자고 말했다. 하지만 이제 달라졌다. “우리 한강으로 피크닉 갈래?”라고. 소풍과 피크닉 모두 야외로 나갔다 오는 일이기에 같은 말이지만
소풍이 조금 더 무겁다고 느껴진다면 피크닉은 좀 더 가볍다. 그 이유는 야외 활동의 변화 때문이다. 예전 소풍하면 우리는 많은 짐을 싸서 멀리 어디론가 갔다. 그리고
돌아오면 피로로 힘이 들었다. 하지만 이제 사람들은 멀리 가는 걸 좋아하지도 않으며 두 손 무거운 것도 거부한다.
그래서 봄만 되면 서울의 한강공원 낮과 밤을 가릴 것 없이 북적여 피크닉의 성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리고 여기에 마치 국룰(국민의 룰)처럼 따라오는 것이 한강에서의
‘치맥’ 피크닉이다. 한강에서 치킨과 맥주를 즐기는 것은 당연한 일처럼 되면서 피크닉에서 빠질 수 없는 존재가 되었다. 그리고 그 음식은 자장면, 라면 등으로 진화하면서
야외에서 맛보는 그 맛을 잊지 못하고 사람들은 늘 봄만 되면 피크닉을 즐기러 떠난다.
이런 트렌드에 힘입어 이제 정말 두 손 가볍게 몸만 가도 된다. 피크닉 인근 장소에 있는 카페나 음식점에서 음식이 포함된 2만 원 대의 피크닉 세트를 대여할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피크닉 세트에는 커피와 샌드위치 등 먹을거리는 기본으로 포크, 찻잔, 보온 주전자, 좌식 테이블·플레이팅용 우드, 매트, 라탄 바구니 등 피크닉의 맛을 느낄 수
있는 일체 모든 것이 포함되어 있다.
한강공원의 경우에는 뚝섬, 여의도, 양화 세군 데가 유독 입소문이 났으며, 서울숲과 올림픽공원 등에서도 피크닉 대여 세트를 빌릴 수 있다. 이는 도심에서만 느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커피의 도시 강릉에서는 해변에서 피크닉을 즐길 수 있도록 인근 카페에서 피크닉 세트를 대여해 준다. 특히 강릉의 경우 순긋해변, 사근진해변, 사천해변,
강문해변 등 강릉 바다의 일대에 어디를 가도 무방하다. 이 때문에 사람들은 쉽게 봄만 되면 피크닉을 떠나는 데 주저하지 않는다.
이제는 캠핑도 피크닉이 결합되어 ‘캠크닉’ 바람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캠크닉은 도심 근교에서 가볍게 즐기는 캠핑을 뜻하는데 캠핑 특유의 감성은 온전히 누리지만, 잠을 자지 않고 하루만 즐기다 오기 때문에 캠핑보다는 더 간편하다. 캠크닉의 특징은 피크닉보다 조금 멀리 나간다는 점이다. 그래서 캠크닉은 어떻게 보면 소풍과 비슷하다. 피크닉은 내가 사는 동네 근처에 공원 등에서 이뤄진다면 캠크닉의 가장 중요한 포인트는 경치다. 이른바 뷰가 좋은 곳이라면 캠크닉의 최적의 장소라고 할 수 있다. 이 때문에 서울 근교나 해변 같은 뷰가 좋은 곳의 카페 등지에서 캠크닉을 즐기는 이들이 많아지고 있다. 카페나 호텔 등에서도 캠크닉을 즐길 수 있도록 캠크닉존을 만들고 있다. 호텔은 피크닉 패키지 등을 판매하고 있으며, 카페는 야외 테라스, 루프트 탑에 캠핑 텐트를 들여놓는 등 캠크닉존을 설치해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다. 이처럼 계속해서 진화하고 있는 피크닉은 당분간 인기를 누릴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