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한 취미
연필보다 노트북 키보드나 태블릿의 터치가 편해진 요즘, 손으로 글을 쓰고 스티커를 자신의 개성대로 붙여가며 다이어리 꾸미기가 유행이더니, 이제 그 틈을 타 편집 문구점이 생겨나고 있다. 그것도 옛 노스탤지어가 담긴 물건의 낭만에 세련을 더하면서.
누구나 한번쯤 학창시절 일기장이나 다이어리를 써봤을 것이다. 친구를 만나 무얼 먹었는지, 어디를 가서 놀았는지 등. 일거수일투족을 다이어리에 스티커를 붙여가며 나만의 기록을 해왔다. 시간이 지나면서 노트북과 스마트폰이 일상에 스며들며, 종이 다이어리나 일기장 등이 차츰 수요가 줄어들기 시작했다. 이후 다이어리의 존재가 유명무실 해질 때쯤 레트로 감성의 부활과 젊은 세대 의지로 ‘다꾸(다이어리 꾸미기)’라는 신조어까지 등장하며 인기를 누리고 있다. 이 인기 배경에는 MZ세대의 소비 패턴이 한몫하고 있다. 돈의 액수보다 내가 ‘경험’하고 싶은 것, ‘경험 후 나의 만족도가 높은 것’을 추구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사람들은 다이어리를 구입함으로써 아날로그에 대한 경험을 하고, 그곳에 자신의 일상을 기록하고 스티커로 꾸미며 자기만의 만족을 하는 것이다. SNS를 통해 자신의 일상을 기록하는 것이 자연스러운 세상이기에 당연한 일일지도 모른다. 더욱이 디지털시대로 갈수록 아날로그의 향기와 매력이 그리웠을 터.
이러한 소비 패턴으로 학교 앞 문방구는 사라졌지만, 그 감성에 세련미를 더한 편집 문구점들이 화려하게 부활하고 있다. 예전 문방구와 달라진 점이 있다면 무엇이든 판매를 다
하던 옛 문방구와 달리 각 문방구마다 자신만의 개성이 담긴 물건을 판매한다는 것. 또한 그 편집 문구점은 온오프라인 가리지 않고 소비자 곁으로 다가가고 있다.
그중 문구점 ‘Oval(오벌)’은 운영자가 직접 만든 문구와 함께 빈티지 문구 제품을 판매한다. 또 ‘흑심’이라는 문구점은 이름에서 알 수 있듯, 연필만 판매하는 곳으로
연필에 관한 장인을 꿈꾸는 곳이다. 일상의 작은 시작점을 모토로 하는 문구점 ‘THENCE(덴스)’는 ‘오래 함께할 수 있는 아주 작은 사치’이자 ‘모두에게 기쁨이 되는
시작점’을 목표로 레트로 감성 빈티지 문구제품들이 소비자들의 감성을 자극한다.
이곳에 판매되는 제품들은 주로 MZ세대 특징에 맞춰 그들의 마음을 두드린다. ‘한 분야에 몰두하며 얻은 지식과 아이디어를 자신만의 관점으로 만드는 과정을 함께 한다’는
뜻이자 최근 트렌드인 디깅(Digging)과 관련한 노트를 시작으로 스티커팩, 손으로 전하는 편지지 세트, 다이어리를 꾸미는 데 없어서는 안 될 마스킹테이프 등이 주류를
이루며, 세련된 디자인으로 눈길을 사로잡는다. 특히 옛 서예할 때 많이 쓰이던 문진도 새롭게 공간 장식용 오브제로 나오며 사과 모양 문진과 민들레 홀씨 생화를 통으로 넣은
문진 등 이색적인 제품도 판매되고 있다. 이제 이 문구 트렌드는 특정 세대가 아닌 기성세대에게는 추억을, 젊은 세대에게는 새로운 경험을 선사하며 문방구의 문화를 모두가 향유
중이다.
노트와 다이어리는 직접 쓸 수 있는 기쁨, 재미를 사유할 수 있다. 오래오래 함께할 수 있는 다이어리, 스케줄러를 비롯해 종이로 이뤄져 ‘디깅’을 이끄는
속지로 구성된 제품들이 만들어져 소비자를 기다리고 있다.
소소문구 sosomoongoo.com
이렇게 다양하고 아름다운 연필들이 있었나 싶다. 패키지가 아니더라도 각각의 예쁜 연필들을 개별로도 구입할 수 있다. 좋아하는 색이나 마음에 드는 메시지를 커스터마이징 할 수 있다는 점도 매력 포인트다.
연필가게 흑심 blackheart.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