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국방, 미래로

보이지 않게 전장을 누비는

전자 무기체계

글. ‌미래전력사업본부 미래전력사업총괄팀

SF 영화 속 전장처럼

영화를 감상하다 보면 평화로운 도시 전경 위로 전투기가 일제히 출격하고, 이어 동그란 전자패널 안에 점 하나가 깜빡거리며 위기감을 고조시키는 연출을 자주 볼 수 있다.

눈에 보이지 않지만 아군을 위협하는 개체를 탐색해 즉각적으로 방어태세를 취한 것이다. 소리도, 모습도 식별되지 않는 적을 어떻게 탐지한 걸까? 이어 경보를 받고 출격한 전투기는 현장에서 확보한 정보를 멀리 떨어진 지휘소로 신속히 전송하고, 적의 감시 능력을 방해하라는 명령 역시 매우 깨끗하게 전송받는다. 만약 이 명령을 누군가 감청한다면 해당 작전은 어떻게 될까? 악당 해커가 경찰통신망을 손쉽게 수신한 후 이 정도는 일도 아니라며 거들먹거리는 영화 속 뻔한 클리셰처럼 말이다 .

미래전력사업본부의 감시전자사업부는 이러한 정보 수집, 감시 능력 향상을 위해 전자기 영역 대응을 위한 전자전 무기 체계와 장비를 확보한다. 적의 감시망과 보이지 않는 전자기 공격에 맞서 아군의 눈과 귀 전력을 보호하기 위해 추진 중인 감시·전자 사업을 소개한다.

정보수집과 감시능력의 중심 레이다

저피탐항체(소형, 스텔스 등) 및 극초음속활공비행체(마하5 이상) 등, 북한과 주변국의 새로운 위협이 지속해서 등장하는 지금, 레이다는 탐색체의 크기, 재질, 속도, 거리에 제한받지 않게끔 그 형태와 목적이 다양하게 발전하였다.

방공지휘통제체계의 3차원 표적정보 탐지 센서인 ‘국지방공레이다’ 사업, 돌변하는 기상 등 실시간 기상정보를 얻기 위하여 이동이 가능한 ‘이동형기상레이다’ 사업, 장소에 구애받지 않는 항공 작전 지원을 위한 ‘이동형항공관제레이다’ 사업 등이 추진되고 있다.

레이다는 항공기 등 전력에서 아군을 확인하는 ‘피아식별 장비’, 공중에서 정보 탐지, 분석, 관제, 지휘까지 수행하는 ‘항공 통제기’, 해상에서 적의 레이다나 대함유도탄을 탐지하고 전자적인 교란과 기만 공격으로 우리 함정을 보호하는 ‘함정용 전자전 장비’의 주요 기능이며, 이 외에도 현재 운용되는 거의 모든 무기체계에서 효과적으로 작동하며 성능의 지표가 되고 있다. 레이다 기술이 주요 방위산업 수출품에 탑재되는 핵심 체계인 만큼, 레이다 기술과 레이다 무기 체계에 대한 경쟁력 확보는 사업에서 큰 비중을 차지한다.

정확한 통신능력으로 오차 없는 작전을 보장하는 전술데이터링크

데이터링크란 통신을 통해 한 지역에서 다른 지역으로 데이터를 주고받는 데 사용하는 도구이다. 주로 항공기와 먼 거리에서 연락할 때 사용되며, 국방에서는 이를 전술정보를 약속된 메시지 포맷으로 유통하는 통신체계로 활용한다.

지금은 일상에서 은행 업무를 볼 때도 음성만 이용하거나 보안이 유지되지 않는 회선으로 거래하는 걸 쉽게 상상할 수 없는 시대다. 이는 전장에서도 마찬가지다. 육·해·공에서 개별 전력으로부터 획득한 음성 외 위치, 영상 등의 정보를 전송하여 활용하려면 고도의 암호화 능력과 고속으로 수·발신하는 기술이 필수적이다. 전술데이터링크는 확실한 통신능력을 보장하면서 합동·연합작전이 가능하게 하는 중요 사업이다. 나아가 통신이 되지 않는 무기체계는 활용이 제한적인 만큼 ‘전술데이터링크’ 사업은 군 전자통신의 핵심 사업임이 분명하다.

E-737
장거리레이다

보이지 않는 군사 활동, 전자기 영역 대응

전자전은 적이 운용하는 통신이나 레이다 등의 전파를 탐지해서 방해하고, 적의 방해 활동으로부터 아군을 보호하는 활동이다. 현대전에서는 무선 통신 장비나 전자 무기 체계를 쓰지 않는 작전 활동이 없기에 전쟁의 시작과 끝이 전자전에서 시작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국산 기술로는 2000년대 초반부터 재밍 기법이 적용된 함정용 전자전 장비(SONATA)가 운용되었으며, 현재 지능형 재밍 기술을 적용하여 성능을 대폭 개선한 ‘함정용 전자전장비-II’ 사업이 진행 중이다. 이를 시작으로 우리 군은 우리 기술로 적 위성의 합성개구레이다 방출 및 중요시설에 대한 무단 감시·정찰, 전자정보 수집에 대한 거부 및 교란을 위한 무기체계인 ‘대위성재밍체계’와 같은 신규 사업의 추진도 준비 중이다.

보이지 않는 최첨단 전자 무기 체계가 전장을 누비며 전쟁의 승패를 좌우한다. 나아가 평시에도 적의 공격을 방어하고 공격 시도를 와해함으로써 그 어떤 무기보다 강력한 화력을 자랑한다. 감시전자사업부는 더욱 견고한 방위력 확보를 위해 오늘도 최선을 다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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