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지금
글. 감시전자사업부 연합전술데이터링크사업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장기전 양상으로 흐르고 있다. 전문가들은 그 결정적인 요인 중의 하나로 ‘모자이크전’이라는 새로운 전쟁 수행방식을 꼽고 있다.
모자이크전이란 분산된 아군 전력을 레고 블록처럼 조합해 신속하게 구성하거나 재조합해 아군의 유연성과 적응성을 높이는 것을 말한다. 이는 적에게 복잡성과 불확실성을 주는 전쟁
수행방식으로, 모자이크전을 수행하기 위해서는 작전 참가자들이 정보를 융합·공유의 협업으로 전장상황 변화에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어야 한다. 전술데이터링크는 이 전장 상황
공유를 위한 핵심적인 시스템이다.
전술데이터링크는 함정, 항공기 그리고 지상군이 보유한 센서를 통해 얻은 각종 정보를 실시간으로 유통하는 통신망이다. 과거에는 무선망을 통해 음성으로 전장상황정보를 전달하고
지휘·통제해 즉각적인 상황인식 및 정보교환이 어려웠고, 정보를 사람이 직접 처리해 오류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았다. 전술데이터링크는 한반도와 같이 공간이 좁은 곳에서 공세적
운영과 근실시간 정보 공유, 감시·타격체계의 연결로 시공간 제한을 극복할 수 있다.
하지만 현재는 IT기술을 이용한 전술데이터링크를 구축해 표적정보(위치, 속도, 항로, 고도 등), 표적식별정보(소속 국가, 피아식별 코드, 임무 등), 상태정보(연료,
무장상태 등), 명령 및 교전정보(표적할당, 교전상태, 교전정보 등) 등의 대용량 전술상황정보를 실시간으로 정확히 전파하고, 전달받은 전술정보를 디스플레이를 통해 운용자에게
제공함으로써 신속한 지휘 통제 및 현장 중심의 즉각적인 대응이 가능하도록 하고 있다.
전술데이터링크는 상황 인식 및 지휘 통제를 위해 개발되기 시작했으나, 지금은 첩보영상 수집, 실시간 정밀 타격, 항공기 및 탄도탄 요격 등을 위해 거의 모든 무기체계에
지속적으로 확대 적용되고 있다. 미군과 NATO는 연합작전 중의 상황인식과 지휘통제를 위한 상호연동성을 유지하기 위해 공군 중심의 Link-16을 성능 개량하고, 해군중심의
Link-11을 대체하기 위해 Link-22를 개발하고 있다. 특히 Link-22는 NATO가 미국보다 더 적극적으로 도입을 추진하고 있으며, 우리나라도 미국, NATO와
협력하여 함정, 지상, 항공기 무기체계에 탑재하기 위해 국내업체가 연구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우리 군은 한·미 연합작전의 효율성을 극대화화기 위해 Link-16/22을 도입하고 있으며, 독자적인 전술데이터링크 운용능력을 확보하기 위해 Link-K(한국군 합동),
KVMF(육군), ISDL(해군) 등을 연구개발 중이다.
서로 다른 데이터링크 간에는 직접적인 정보교환이 불가능해 통합작전수행에 한계가 있다. 이에 Link-K를 기반으로 현재 운용하고 있는 기존의 전술데이터링크와 연동하여 한국군
전술데이터링크를 구축할 계획이다. 이에 모든 전장영역에서 통합작전수행을 위해 데이터, 네트워크, AI 등 우리의 발전된 IT기술을 활용해 데이터링크와 데이터링크를 연동해주는
‘다중 데이터링크 통합운용환경’을 구축하고 초연결·초지능 네트워크를 구현할 관련 핵심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방위사업청은 전술데이터링크가 우리 군 전력들이 통합되어 운용되는 미래전장에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할 수 있도록, 전술데이터링크의 통합운용 및 지능화 연구 등 연구개발 과제를
지속적으로 발굴하여 지원할 것이다.
글. 기반전력사업지원부 기반전력사업지상공통원가팀
우리나라는 1981년에 대우중공업과 국방과학연구소에 의해 K200장갑차를 독자 개발하게 됐다. K200장갑차는 미국에서 개발한 M113과 동일한 알루미늄 장갑을 채택했으며, 전면부 및 측면부는 유격 장갑을 채택해 대전차 공격 방호력을 높였다. 그 위에 알루미늄 합금을 덧씌워 전면과 측면은 12.7mm탄을 방호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우리가 독자 개발한 K200장갑차는 국군 전력 강화에 크게 기여하면서 쌓인 설계 기술은 한국형 보병전투차인 K21보병전투차량의 개발로 이어지게 된다. K21보병전투차량은 1999년부터 국방과학연구소(ADD) 주관으로 탐색 개발에 착수했고, 2007년 지금의 한화에어로스페이스를 중심으로 주요 방산업체가 참가해 개발하게 되었다. S&T중공업이 독자 설계한 주포 40mm 기관포로 무장했고, 철갑탄 사용 시에는 현존 장갑차의 파괴뿐만 아니라 T34, T55전차 등 2세대급 이하 전차들을 대적할 수 있으며, 헬리콥터 정도의 저고도·저속 목표도 접근신관 모드를 통해 복합기능탄 대공사격도 가능하다. 또한, 전장 상황을 차량 간 전술정보 네트워크를 공유해 해당 정보를 승차 보병들에게 15인치 디스플레이를 통해 원활하게 전달할 수 있도록 전장정보시스템(BMS)이 탑재돼 통합형 훈련시스템(Embedded Training System)을 통해 차장, 포수, 조종수의 훈련을 지원할 수 있다.
미국 국방기술연구원(DARPA)은 민간기업과 공공 연구기관 등이 컨소시엄을 이뤄 참여하는 ‘차세대 장갑차 개발 프로젝트’를 추진했다. 당시 국방기술연구원은 차세대 장갑차가
갖춰야 할 기준항목으로 ▲현재의 장갑차 대비 무게와 크기 50% 이상 감소 ▲장갑차 운용에 필요한 인원 50% 이상 감소 ▲장갑차의 속도 2배 이상 상향 ▲비탈길 같은
악조건의 지형에서도 이동 가능 ▲장갑차 탐지에 대한 스텔스 기능 등을 요청해 이를 구현한 것이 ‘GXV-T(GroundX-Vehicle
Technology)’모델이다.
GXV-T는 기존의 장갑차보다도 더 강한 재질의 강철 소재로 되어있고 속도면에서 훨씬 빠르면서도 스텔스 기능까지 갖춰 적들에게 훨씬 더 위협적이라는 것이다. 또한, 혁신적인
증강현실(AR) 파노라마기술이 적용돼 탑승한 병사가 비행기 조종사처럼 360° 디스플레이로 외부의 모든 상황을 파악할 수 있는데 장갑판 위에 장착된 카메라가 외부 이미지를
수집해 컴퓨터가 이를 조합한 다음 완전한 이미지를 병사들에게 제공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모든 탑승 병사가 헤드셋이 보여주는 가상의 창문을 통해 장갑차의 속도 및 진행 방향,
위치 등을 인지할 수 있다. 또한, 적의 위치를 탐지해 자동으로 무기를 발사하는 타격 시스템과 부분적인 자율주행 기능도 갖추고 있다. 이런 기능 덕분에 운전을 맡은 병사도
상황에 따라 부분 자율주행으로 설정한 후 다른 병사들과 함께 전투에 참여해 고장 난 부분을 수리하는 등의 작업에 참여할 수 있다.
최근 군용차량은 인간의 능력을 넘어서 기계·컴퓨터에 의한 자동화와 인명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방어력 향상에 집중해 기관총 원격제어시스템(RCWS)과 피격율이 높은 포탑을 무인화하는 형태 등으로 개발하고 있다. 근본적으로 전투 시 보병이 하차 전투를 수행한다는 점에서 그 위험성은 여전히 줄지 않았다. 이런 이유로 향후 무인화로 변할 수밖에 없을 것이며 이를 현실화 한 것이 소형 무인지상차량(Small Unmanned Ground Vehicle)이다. 이미 전 세계 군대와 경찰에서 다양한 무인지상차량이 운용 중이다. 그 예로 폭발제거반(EOD)에서 불발탄이나 급조폭탄을 정찰하고 제거하는 임무를 수행하고 있으며 미국의 경우 이미 2000년대 초부터 시가전이나 실내전에 투입하기 위한 전투용 무인지상차량을 시험해 왔다. 빅데이터를 바탕으로 가장 합리적인 결론을 도출하는 AI를 적용한 차량이 이스라엘에서 개발하고 있는 Camel AFV(Armored Fighting Vehicle, 장갑전투차량)다. 탑승 승무원 2명은 전술 판단을 하는 것이 임무이며 차량은 자율주행으로 움직인다. 승무원은 AI에 의해 목표물 피아정보, 전술적 중요도를 판단해 제공된 정보에 대해 목표물을 결정해주고 자동 조준되면 발사 버튼만 누르면 된다.
가까운 미래에는 무기체계 운용개념을 현재 유인개념에서 원격제어 및 유·무인복합 운영을 거쳐 인공지능으로 발전할 것이다. 군은 현재의 기계의 단순 조종개념에서 자율화된 무기체계에 전장 판단, 목표 인식, 조준 등의 임무를 부여하여 장비를 지휘통제하는 개념으로 변화하게 될 것이다. 따라서, 미래에는 소수 인원이 다수의 무인지상차량을 조작·원격제어 해 넓은 작전 반경과 높은 작전 능력을 보유하게 될 것이고 한국군도 차세대 장갑차 연구 시 이러한 최신 기술을 활용한 개발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
글. 감시전자사업부 감시전자총괄계약팀
공격과 수비가 동시에 가능한, 가깝게는 휴대전화를 먹통으로 만들 수 있고, 멀게는 우주에 존재한다고 알려진 모든 물질을 식별하고 공격할 수 있는 무기가 바로 전자기파를 이용한 전자기전 기술이다. 최근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하마스 전쟁 등에서 재래식 전력의 우위를 바꾸는 결정적 요소로 작용하며 현대전의 핵심 기술로 자리 잡은 전자기전 기술에 대해 알아본다.
전자기전은 전자기파를 이용한 군사 활동이다. 여기서 말하는 전자기파는 전자기 에너지가 파동의 형태로 매질 없는 공간에서 빛의 속도로 퍼져나가는 현상인데 1865년 영국의 물리학자 제임스 맥스웰이 수학적으로 존재를 예측했다. 1886년에는 독일의 물리학자 하인리히 헤르츠가 실험으로써 그 존재를 입증해냈다. 이후 전자기학이 발달하면서 파장의 세기별로 존재하는 다양한 전자기파를 발견·종합해 ‘전자기스펙트럼’이 구성됐다. 전자레인지에 쓰이는 전파, 적외선 열사진에 쓰이는 적외선, X-ray 사진에 쓰이는 X선 등이 모두 전자기스펙트럼 내의 전자기파의 일종이다.
첨단과학기술의 발달은 무기의 발전을 견인한다. 전자기파를 활용하는 방식이 전쟁 수행 개념을 발전시켰을 정도로 전자기전의 역사는 곧 현대전쟁의 역사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1904년 대한제국을 둘러싸고 발발한 러일전쟁 당시, 일본의 사격관측용 구축함과 순양함대 사이의 무선통신을 러시아의 무선전신기가 재밍으로 방해한 것이 최초의 전자기전 사례로 꼽힌다. 1, 2차 세계대전 중에는 레이다 신호 활용·차단하고, 채프를 활용한 항공전을 펼치는 등 본격적으로 전자전 기술이 활용된다. 베트남전에서는 지대공미사일에 대응하기 위해 미군이 적군 레이다, 통신 시설을 파괴하는 대공제압(SEAD) 전술이 등장했다. 이후 걸프전에서 연합군이 감시위성, 조기경보기를 활용해 전자전지원 정보를 획득했다. 그리고 전자기전를 활용해 이라크의 방공망을 무력화하는 등 전자기전 무기체계가 본격적으로 사용됐다. 현재 압도적 다수의 무기체계가 전자기스펙트럼에 의존하는데 이는 아군 통신용 무선주파수, 데이터링크·레이다·위성통신용 전파, 적 정보수집 및 추적용 적외선 등 다양하게 활용되고 있다. 또한 최근 전장 영역이 확대되면서 사이버 및 우주공간에서의 전자기스펙트럼 의존도가 더욱 높아지고 있다. 특히 미국은 ‘전자기스펙트럼 우세전략’을 발표하면서 작전개념과 군 조직을 변화시키고 이를 동맹에 투사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향후 전자기전 무기체계는 통신·신호처리 고도화, 소형화·경량 화의 방향으로 나아갈 것으로 예측된다. AI기법을 접목하여 통 신기술을 고도화함으로써 신호탐지, 분석, 재밍을 실시간으로 가능하게 하고, 반도체 소재 개발을 통해 고출력, 방열이 가능 하게 하여 무인기 등에 탑재할 수 있도록 소형화되는 방향으로 발전할 것이다. 또한 레이다에서 발사된 후 물체에 반사되어 돌아온 전파를 수신·추적하는 기존 방식에서 벗어나 물체에서 반사되는 통신신호 등의 전자파를 수집·추적하는 수동형 레이 다에 대한 재밍기술 등도 개발되어 스텔스기에 대한 포착 가능 성이 높아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