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한 취미
‘기부’라는 말을 들으면 대부분 금전적인 부분을 생각할 텐데, 요즘에는 쉽고 재미있는 기부방법들이 생겨나며 많은 이들이 동참하고 있다. 이른바 ‘퍼네이션(Funation)’이 그것이다. 특히 젊은 세대 중심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퍼네이션에 대해 알아본다.
퍼네이션(Funation)이란 ‘재미(Fun)’와 ‘기부(Donation)’의 합성어로 말 그대로 재미있는 방법으로 기부, 나눔 활동을 하는 것을 말한다. 퍼네이션은 기부 금액보다 기부를 하는 방식에 중점을 두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성공적인 퍼네이션 사례를 자동전화모금(ARS) 기부로, 돈을 기부하는 형태로 접근 자체가 어렵던 것에서 ARS 기부라는 ‘손쉽게’ 측면이 작용했다. 그리고 이제 스마트폰 등과 같은 디지털 기기의 발전으로 ‘재미’가 붙기 시작했다. 그 대표적인 것이 바로 2014년 루게릭병 지원 모금을 위한 ‘아이스 버킷 챌린지’였다. 얼음물을 뒤집어쓰는 동영상을 SNS에 올린 뒤 다음 도전자 세 명을 지목해 릴레이로 기부를 이어가는 방식이었다. 얼음 물을 뒤집어쓰는 이유는 루게릭병 환자들이 느끼게 되는 근육이 수축되는 고통을 차가운 얼음 물이 닿는 느낌으로 묘사한 것으로 동참한 이들이 서로 즐거워하는 영상들이 곳곳에 퍼지면서 릴레이 동참이 일었다.
대표적인 사례로 빅워크라는 모바일 기부 앱을 들 수 있다. 앱을 설치하고 걸으면
GPS나 활동 센서로 걸은 거리가 측정돼 걷기만 하면 100m당 1원이라는 기부금이
발생한다. 평범한 걷기를 통해 어려운 아이들의 다리가 되어준다는 빅워크 프로젝
트는 한 사회적 기업이 2012년 시작해 다양한 분야에서 캠페인이 진행되고 있다.
걷기 운동을 하며 취미와 건강, 기부라는 일석삼조의 효과를 누려 많은 이들의 동
참을 끌어냈다. 스마트폰 게임을 통해 퍼네이션에 성공한 사례도 있다. ‘트리플래닛
(Tree planet)’이라는 기업은 게임을 통해 사용자가 무료로 나무를 키우면 파트너
기업들이 게임 아이템에 광고하며 비용을 지원함으로써 실제 숲에 나무를 심는 방
식으로 진행이 되었다. 전 세계 80만 그루 이상의 나무가 실제로 심어졌다고 한다.
더 나아가 디지털 기술의 발전으로 증강현실과 기부가 결합되어 진화된 사례도 있
다. ‘굿네이버스’의 국내 최초 증강현실 기부 게임인 ’미션 희망트리’이다. 몬스터를
포획하듯 앱을 켜고 주위를 탐색하면 선물상자가 나타나게 되는데, 이 선물상자에
있는 포인트를 모으면 원하는 주제에 도움을 줄 수 있다. 도움을 줄 수 있는 주제는
따듯한 겨울, 배부른 방학, 마음껏 펼치는 재능, 안전한 집으로 총 네 가지다.
퍼네이션은 소비와도 결합하여 새로운 형태로 진화해 나가고 있다. ‘파이어마커스’는 ‘소방의 흔적’이라는 뜻으로 폐소방호스를 업사이클링하거나 소방관과 관련된 메시지를 넣어 제품을 생산해 수익금 일부를 베스티안 재단과 사회취약계층에 기부하기도 했다.
또한 ‘빅이슈코리아’는 홈리스, 소외된 사람들, 불우한 사람들이 자기 삶을 긍정적으로 변화시킬 수 있기 도움을 주는 비영리, 사회적 잡지사다. 1991년 영국에서 창간되어 현재 한국을 포함해 잡지 판매로 홈리스에게 합법적인 일자리를 제공하고, 경제적으로 자립할 수 있도록 서울시 및 각 지자체, 서울메트로, 서울도시철도 등이 협력하고 있다.
이처럼 소비와 기부라는 상반된 개념이 하나로 묶이며 더 이상 기부를 고민할 필요 없이 일상에서 자연스럽게 누구나 동참할 수 있게 됐다. 기부는 멀리에 있지 않으며 다양한 방식으로 작게나마 실천할 수 있으니, 쉽고 즐겁게 할 수 있는 기부를 찾아보길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