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조대왕함 진수식을 앞두고 광개토-Ⅲ Batch-Ⅱ 사업을 총괄하는 함정사업부 구축함사업팀 고동춘 중령, 정다연 주무관과
현대중공업 특수선사업부의 정우만 상무가 한자리에 모였다. 이들에게 들어보는 정조대왕함 이야기.
고동춘 중령
정우만 상무
정다연 주무관
고동춘 중령
배치(Batch)는 블록(Block)이란 개념을 이해하면 쉽게 와닿을 수 있습니다. 블록은 지상무기, 항공기, 유도탄 등에 붙는 개념으로 성능기술 개발, 기술 수준 향상이 되었을 때 사용하는 말입니다. 한편 배치란 함정 건조에서 사용하는 말로 생산주기 및 사업순기 등 시간의 흐름에 따른 성능개량을 의미합니다. 숫자가 커질수록 성능이 개선 향상되는 것이죠. 배치-Ⅰ보다 배치-Ⅱ의 전투 체계 성능이 더 상향되었다고 이해하시면 됩니다.
고동춘 중령
세종대왕함과 정조대왕함은 이지스 전투체계가 탑재된 함정입니다. 세종대왕함보다 정조대왕함이 상향된 조건의 전투체계가 탑재되었죠. 탐지추적 능력뿐만 아니라 요격 능력까지도 높아졌습니다. 대잠작전 능력은 세종대왕급보다 1.5배 정도 더 향상됐다고 할 수 있습니다. 5인치 함포, 함대함 유도탄, 장거리대잠 어뢰 홍상어 등 많은 무기체계가 국내 기술로 개발되었습니다. 전투체계와 결합해 강력한 방공 능력을 발휘할 펀치도 독자적인 우리의 기술을 적용했죠.
정우만 상무
세종대왕함 역시 현대중공업의 자체 기술로 설계했지만 그 당시에는 이지스함에 대한 설계 경험이 없어 미 해군의 이지스함을 설계했던 해외 기술용역사들의 도움을 받았죠. 그 당시에 생긴 노하우로 정조대왕함을 순수 우리 기술로 독자 설계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플랫폼 관점에서도 몇 가지 차이가 있는데요. 프로펠러 뒤에 함의 방향을 잡는 러더라는 장치가 세종대왕함에는 반듯하게 서 있습니다. 정조대왕암의 러더는 유체의 흐름에 맞게끔 그 형상을 비틀어놨어요. 또한 연비가 굉장히 좋아졌는데요. 임무를 수행할 때 가스터빈을 돌리지 않고 별도 전기모터를 돌려서 운항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일종의 하이브리드 추진체계를 장착한 거죠.
고동춘 중령
광개토-Ⅲ Batch-Ⅰ은 총 3척이 있습니다. 3척은 함번은 991, 992, 993을 사용하고 있죠. 4라는 숫자는 해군에서 관습적으로 사용하지 않기에 994번 함은 없는 거죠. 정조대왕함이 다음 번호로 995를 사용하게 됩니다.
정다연 주무관
정조대왕은 8,200톤급 함정으로 원해에서 작전수행이 가능합니다. 적의 항공기나 대함 유도탄, 탄도탄으로부터 아군을 방어할 수 있는 능력이 있고요. 아군의 전력을 통합적으로 수행할 수 있습니다.
정다연 주무관
함정은 다수의 무기체계가 탑재되는 복잡한 사업이에요. 가장 중요한 일이 관급장비들이 적기에 들어와야 한다는 것입니다. 코로나19 상황이 장기화되다 보니 물류망이 막혀 공급 차질이 심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국 측과 저희 청, 조선소와 같은 관련기관들이 유기적으로 협조하고 소통해 적시 적기에 물량이 들어올 수 있었습니다.
고동춘 중령
단위 무기체계와 달리 함정은 한 무기체계 안에 많은 장비가 탑재·연동·통합도 해야 하는 등 유기적인 관계가 형성되어 있어요. 그 장비들이 적기에 들어오지 못하면 관련된 수많은 시험과 평가를 제때 할 수 없고 연동테스트도 할 수 없는 등 연속적인 문제들이 맞물려서 일어납니다. 그러다 보니 장비의 입고, 탑재 및 설치, 시험평가에 과정들까지 어느 것 하나 신경 쓰지 않는 일이 없었네요.
정우만 상무
과거에 저희가 만들었던 세종대왕급하고 다른 ROC(작전운용성능)나 TLR(함정건조 기본지침서) 등에 명기된 요구 조건을 하나하나 분석을 해서 요구 조건에 맞는 구성품들을 면밀하고 꼼꼼하게 분석하는 과정을 거쳐야 했습니다. 이를 구체화해서 도면과 보고서에 반영하며 하부 구성품부터 함정 전체까지의 성능을 검증해가는 그 일련의 과정들이 기존하고 달라 많은 에너지가 들어갔습니다. 대구급 호위함보다 공정별로 물량이 적게는 2배, 많게는 3배 이상까지 물량이 늘어났죠. 그리고 팬데믹 상황, 수에즈 운하의 마비 사태까지 겹치면서 전체적인 물류 및 공급망 관리에 큰 애로가 있었습니다.
정다연 주무관
다른 상선보다 함정은 복합무기체계이기에 기본 설계에 상당한 시간이 소요됩니다. 정조대왕함은 2016년 6월부터 기본 설계에 착수해 2018년 9월까지 기본 설계를 했고요. 2019년 10월에 상세 설계 및 건조 계약을 체결했습니다. 진수식이 완료된 이후에는 각종 무기체계의 성능이 입증을 위해서 시험평가가 진행될 예정입니다. 그 시험평가가 끝나고 2024년에 최종적으로 해군에 인도되어서 해군의 전력으로써 활용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