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위사업청은 대우조선해양과 9,857억 원 규모의 3,600톤급 차기잠수함 ‘장보고-Ⅲ Batch-Ⅱ 2번함’ 건조 계약을 체결했다. 이 사업은 2016년 7월에 착수해 기본설계와 상세설계를 거쳐 올해 8월, 1번 선도함 착공식을 갖고 건조를 진행해 9월에 양산계약을 맺었다.
한국형잠수함사업단 연구개발총괄계약팀
장보고-Ⅲ사업은 국내 최초 독자 기술로 중형급 잠수함을 개발하는 사업으로 기술적 진부화를 최소화하기 위해 배치(Batch) 개념으로 추진됐다. 장보고-Ⅲ Batch-I급 잠수함은 2007년 기본설계를 시작으로 14년간의 개발과정을 거쳐 올해 8월 선도함인 도산안창호함을 성공적으로 해군에 인도했다. 장보고-Ⅲ Batch-II급 잠수함은 2016년에 시작해 올해 8월 선도함 건조 착수, 9월 후속함(2번함) 양산계약을 체결했다.
Batch-Ⅱ급 잠수함은 도산안창호함보다 약 5.8m가 더 커져 세계에서 가장 큰 디젤잠수함이 될 예정이다. 선체가 커진 만큼 더 많은 무장을 적재해 전략적 타격능력이 강화됐고, 보조추진기가 장착되어 주 추진기 고장 시에도 생존성을 확보할 수 있다. 전투체계는 지상파 항법장치, Link-22 등 신규 항해·통신 계통을 추가로 연동해 작전능력을 강화했고, 말굽형 소나 등을 탑재해 표적 탐지능력과 정확도가 향상됐다.
리튬전지체계는 디젤잠수함의 한계인 수중작전지속능력을 혁신적으로 향상시킬 수 있는 기술로 주목되어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 스페인 등 잠수함 선진국에서 앞다투어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Batch-II급 잠수함에는 일본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로 리튬전지체계를 탑재해 Batch-I급에 대비해서 은밀성과 수중작전 능력이 증대시킬 예정이다.
리튬전지체계는 2016년부터 한화디펜스 주관으로 개발 중이며, 삼성SDI를 포함한 5개 업체와 한국전기연구원 등 5개의 연구기관이 참여하고 있다. 2020년 상세설계검토회의, 2021년 성능입증시험, 육상시험 등을 거쳐 2024년까지 개발을 완료할 예정이다.
잠수함 리튬전지체계는 잠수함의 생존성과 직결되기 때문에 민수용 리튬전지 대비 안전성과 신뢰성 보장이 핵심이다. 단락, 과열, 침수, 폭발방지 등에 대한 6단계 다중안전장치가 적용됐다. 실제 수행된 모듈 단위의 해수·충격·화재·온도 등 극한 환경에서의 시험을 통해 미 군사규격(Mil-Spec) 등 엄격한 기준을 통과했다. 향후에는 실제 함정과 유사한 육상시험시설을 통해 체계 수준에서도 안전성과 성능을 검증할 예정이다.
장보고-Ⅲ Batch-Ⅱ급 잠수함을 개발하면서 소음, 진동, 신뢰성, 안전성 등에서 최고도의 기술력이 요구되는 탑재장비도 80% 가까이 국산화될 예정이다. 특히, Batch-Ⅱ급 개발을 통해 확보한 리튬전지체계의 기술과 안전관리시스템은 전기자동차, 전기추진 선박, 대용량 에너지저장소 등 다양한 방면에서 기술발전을 선도할 예정이다. 또한 잠수함에 적용된 국산 연료전지 기술은 수소자동차, 무인항공기, 친환경 발전설비 등 우리나라가 세계의 친환경 수소시장을 주도하는데 크게 기여할 전망이다.
든든한 국방뿐만 아니라 4차 산업혁명의 동력이 될 첨단기술을 선도하는 장보고-Ⅲ Batch-Ⅱ 잠수함. 국방 연구개발에 대한 예산 투자가 국내 일자리 창출, 내수경기 진작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산업 전반의 기술력을 세계적 수준으로 견인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