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아람

VOL 114

2021 Novemb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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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화도함 진수식

잠수함의 든든한 지킴이, 출격 준비 이상무

“너무 깜깜하지만 감각으로나마 시도해본다. 살 가망은 없을 거다. 누군가 이 글을 읽기를 바란다. … 모두에게 안부를. 절망할 필요 없다.” 영화 <쿠르스크>로 잘 알려진 러시아 핵잠수함 쿠르스크함 침몰 사고에서 폭발을 피해 구조를 기다리다 끝내 숨진 드미트리 콜레스니코프 대위 시신에서 나온 메모의 일부다. 2000년에 발생한 쿠르스크함 침몰 사고에서 가장 안타까운 점은 잠수함에서 폭발이 발생한 뒤로도 최대 8시간 동안 콜레스니코프 대위를 비롯한 23명의 승조원이 생존해 있었다는 것이다. 만약 사고 직후 잠수함구조함이 현장에 투입돼 구조 활동을 했더라면 일부의 승조원이라도 구조할 수 있지 않았을까? 쿠르스크함 침몰 사고는 잠수함구조함의 중요성을 전 세계가 인식하게 된 중요한 계기가 됐다.

  함정사업부 상륙함사업팀

DAPA 지금 ② 01

잠수함구조함의 활약과 강화도함 진수

잠수함구조함은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심해에서 임무를 수행하는 잠수함이 사고를 당할 때 구조 활동을 펼칠 수 있는 ‘최후의 보루’다. 해군은 1996년부터 3,200톤급 잠수함구조함인 청해진함을 운용하고 있다. 국내 유일한 잠수함구조함인 청해진함은 1998년 좌초된 북한의 유고급 잠수함 인양을 시작으로 북한 장거리미사일 인양, 천안함·세월호·추락헬기 구조 등 수많은 인양작전과 인명구조 임무를 성공적으로 수행하고 있다.

하지만 청해진함은 운용한 지 20년이 넘은 함정이다. 또한 최근 잠수함 전력이 늘어나면서 위급 상황 때 더 신속하고 원활한 구조 작전을 펼치기 위해서는 이에 맞는 잠수함구조함이 필요하다는 요구가 지속해서 제기되어 왔다. 방위사업청은 이러한 요구에 부응하기 위해 2015년부터 차세대 잠수함구조함 사업에 착수해 설계 및 건조를 진행했으며, 이번 10월 7일 대우조선해양에서 국방위원장을 주빈으로 잠수함구조함인 강화도함의 진수식을 거행했다. 진수식은 함정 건조 시 선체를 완성해 처음 물에 띄울 때 거행되는 의식으로 함정은 진수 이후부터 본격적인 의장작업 및 시운전 등에 돌입하게 된다.

더 나은 잠수함구조함

기존의 청해진함은 함정의 뒷부분에 설치된 구조물을 이용해 심해구조잠수정(DSRV)을 수중으로 내리는 방식을 사용한다. 이는 심해구조잠수정을 신속하게 내릴 수 있지만 파고 2m 이상의 악천후에서는 운용이 어려운 단점도 존재한다. 강화도함은 이런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 세계 두 번째로 ‘센터 웰(Center Well)’ 방식을 적용했다. 센터 웰 방식은 함정의 중앙 수직통로를 통해 심해구조잠수정을 수중으로 내리는 방식으로 파도에 강한 장점이 있다. 강화도함은 이를 적용해 악천후에서도 심해까지 안전하게 내려가 조난 잠수함의 승조원을 구조할 능력을 보유하게 됐다.

강화도함은 앞으로 시험평가를 거쳐 2023년 중순 해군에 인도될 예정이다. 심해에서 임무를 수행하는 우리 잠수함이 안심하고 작전에 집중하도록 ‘심해 작전의 든든한 지킴이’ 역할을 하게 될 것으로 기대한다.

강화도함 구조 및 잠수체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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