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아람

VOL 118

2022 MARCH
홈 아이콘 DAPA 연구록 DAPA 연구록 ①

양자레이더의 원리와 국내외 개발현황

양자레이더 개발 어디까지 왔을까?

전 세계의 무기체계에서 양자레이더가 주목받고 있다. 연구분야로 집중되었던 기술들이 이제는 현실에서 무기체계에 적용되고 있는 것이다. 양자레이더의 원리와 세계 현황에 대해 알아본다.

   감시전자사업부 감시전자총괄계약팀

DAPA 연구록 ① 01

미국 외교저널 <포린폴리시>에 따르면, 최근 우크라이나전에서 미국의 감시정찰자산 ‘글로벌호크’가 흑해 연안에서 운용되며 우크라이나군의 군사정보작전 전개를 지원했다고 한다. 현대전에서 감시정찰자산, 특히 기동하는 모든 무기체계의 눈이 되어주는 레이더는 전황을 바꾸어 놓을 수 있는 핵심 무기체계로 부각되고 있다. 그리고 이러한 레이더 기술의 최전방에 양자레이더가 있다.

최근 ‘스텔스기술을 무력화하는 레이더’라는 별칭의 양자레이더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2000년대 후반부터 미국, 러시아, 영국 등은 실험실 수준에서 양자레이더의 개념을 다져오고 있었다. 지난 2016년 중국은 단일 광자를 제어할 수 있는 수준의 레이더로 100Km 떨어진 물체를 탐지할 수 있고 발표했다. 이 발표로 주요 군사국을 중심으로 양자레이더를 둘러싼 기술이 경쟁 양상으로 변하고 있다. 정책적 기대도 높아져 NATO 과학기술기구는 양자기술, 우주, 초음속기술, AI 등의 신기술이 서로 융합되어 상호 시너지를 만들어내며 미래 군사력 발전에 지대한 영향을 끼칠 것으로 내다보았다. 과연 양자레이더의 어떤 원리로 스텔스기술이 무력화될 수 있는 것일까?

양자얽힘 현상을 이용한 양자레이더

양자레이더를 알기 위해서는 근간이 되는 양자역학에 대해 살펴봐야 한다. 아인슈타인이 ‘광전효과’를 통해 입자성을 증명한 이후 빛이 파동이라는 기존 물리학계의 정설이 뒤집어졌다. 다시 말해 빛은 입자와 파동의 성질을 모두 갖는 광자의 다발이라는 것이다. 또한 원자 속에서 양성자와 중성자, 즉 원자핵을 둘러싸고 있는 전자는 ‘발견될 수 있는 확률의 정도’로만 관측된다는 실험 결과를 통해 광자, 전자 등이 작용하는 미시세계에는 뉴턴 역학이나 전자기학과는 다른 이론이 적용된다고 추정됐다. 이러한 물리학의 거대한 흐름 속에서 양자역학이 탄생했다. 미국의 저명한 물리학자 리처드 파인만 조차도 “양자역학은 누구도 충분히 이해했다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없다”고 했을 정도로 어렴풋한 무언가이지만, 비유와 유추를 통해 조금이나마 다가가 볼 수 있다. 양자역학은 미시세계에서 광자 등 양자, 즉 불연속적인 에너지의 움직임을 다루는 학문이다. 양자역학에서 다루는 미시세계는 1,000만 분의 1mm 이하로 꽤 작다. 한 손에 야구공을 잡고 그 표면의 원자를 찾는 것은 지구의 표면에서 유리구슬을 찾는 것에 비유할 수 있다. 이 유리구슬을 다시 확대해 야구장 크기로 만들고 중앙에 또 다른 유리구슬을 놓아본다면, 야구장이 전자의 궤도이고 유리구슬이 원자핵이 된다. 이렇듯 스케일이 남다른 미시세계에서 입자들은 일반적인 상식을 뛰어넘는 성격을 지니고 있는데, 대표적으로 중첩과 얽힘 현상을 보인다. 전자의 움직임을 관측하기 전까지 전자는 확률적으로 존재 가능한 모든 위치에 동시에 존재하며 관측되는 순간 하나의 위치로 결정된다는 것이 바로 중첩의 원리이다. 이 원리는 0, 1의 상태를 동시에 지니는 양자비트를 써서 0과 1의 정보를 동시에 표현함으로써 연산속도를 획기적으로 높인 양자컴퓨터의 기본이 된다. 또한 두 개의 양자 입자가 매우 강한 상관관계를 지녀서 두 입자가 우주에서 몇억 광년 떨어진 위치에 있다고 해도 하나의 상태가 결정되면 그 즉시 다른 한 입자의 상태가 결정된다는 것이 양자얽힘이다. 그리고 양자레이더는 바로 이 양자얽힘 현상을 이용한다.

네 단계로 송수신해 탐지한다

양자레이더는 크게 네 단계를 거쳐 신호를 송수신한다. 먼저, 얽힌 광자 쌍을 만든다. 얽힌 광자 쌍 중 하나인 신호 광자는 표적을 향해 보내고 나머지 보존 광자는 메모리에 보관한다. 표적에 반사된 광자가 주변의 노이즈와 같이 수신된다. 이때 메모리에 보관하고 있던 보존 광자는 신호 광자와만 반응하며 노이즈를 제거할 수 있다. 스텔스 도료나 설계 기술이 적용된 무기체계에서 미세하게 반사된 신호만으로도 노이즈가 제거된 정보를 얻어낼 수 있다. 또한 기존의 고출력 레이더와 달리 양자레이더는 단일 광자 수준의 매우 낮은 에너지를 사용하게 되어 탐지 가능성을 낮추고 경량화할 수 있다. 기원전 3,000년, 전차를 전쟁에 사용하기 시작한 수메르시대부터 시작된 경량화·기동성과 전투력 사이의 트레이드 오프를 양자레이더라는 기술의 진보를 통해 해소할 여지를 찾을 수 있다.

국산화를 위한 노력 필요

미국, 영국 등을 위시한 선진국은 2010년대 후반부터 양자레이더 개발에 본격적으로 뛰어들고 있다. EU, 러시아, 캐나다, 체코 등도 기초 연구를 진행 중이다. 레이시온(Raytheon) 등 업체 역시 2020년 소형위성 탐지를 위한 양자레이더 이론 연구에 착수했다. 전 세계적으로 위의 네 단계 각각에 대한 기초 수준의 연구가 진행 중이며, 우리나라도 선진국의 기술개발 대열에 동참하고 있다. 양자레이더 관련 기술이 국방전략기술 8대 분야 중 미래형 첨단 신기술로 선정되어 국방과학연구소를 중심으로 체계적 기술개발 로드맵 하에 기초 및 요소기술 확보, 근거리 및 중·장거리 양자레이더 등 단계적 개발을 추진 중이다. 특히 미래도전국방기술로 개발 중인 ‘자유공간 얽힘 양자 송수신’ 과제를 통해 올 상반기 얽힘 양자를 외부공간으로 송수신하는 송수신 시스템에 대해 야외실험을 할 계획이다. 또한 감시전자사업부는 양자레이더 관련 인프라 구축 방안과 소요기술 발굴을 통한 기술개발의 기반을 구축하기 위한 방안을 모색 중이다. 2040년께 무기체계 적용이 점쳐지고 있는 양자레이더 기술개발을 통해 우리 군이 우위의 감시정찰자산을 확보해나갈 토대를 마련해 나갈 예정이다.

양자레이더 원리

DAPA 연구록 ② 02

DAPA 연구록 ② 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