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형 잠수함, 우표가 되어 세계로
“한 사람이 제대로 길목을 지키면 능히 천 명을 두렵게 할 수 있다(일부당경 족구천부, 一夫當逕 足懼千夫).” 1597년 명량해전에 앞서 이순신 제독이 장병들을 모아 놓고 한 말이다. 400년이 지난 오늘날, 이 말은 잠수함의 특성과 전략적인 가치를 가장 잘 나타내는 표현으로 여겨진다. 실제로
잠수함은 세계 해전의 역사에서 첨병과 같은 임무를 다해왔다.
이러한 잠수함의 전략적 가치를 바탕으로 방위사업청은 2021년 8월, 국내 최초로 독자 개발한 잠수함인 도산 안창호함을 건조했다. 이후 후속함인 안무함과 신채호함이 2023년부터 차례로 건조됐으며, 이를 통해 우리는 첫 번째 한국형 잠수함(KSS, Korean Submarine) 개발 사업을
완수했다.
우수한 우리 기술이 담긴 기념우표에는 장보고-Ⅲ급 잠수함인 도산 안창호함이 작전 해역으로 힘차게 출동하는 모습이 담겨 있으며, 태극기와 함께 대양을 항진하는 한국형 잠수함의 웅장한 모습이 그려졌다. 기념우표는 총 51만 장이 발행됐으며, 잠수함으로는 국내 첫 발행 우표라는 특별한 의미를
지닌다. 가까운 우체국을 방문하거나 인터넷 우체국(www.epost.go.kr)에서 구매할 수 있다.
최초의 국내 독자 개발 한국형 잠수함
우리나라는 1992년 독일과 협력해 첫 번째 장보고급(KSS-Ⅰ)을 한반도 해역에 실전 배치하면서 잠수함을 독자적으로 건조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이후 2000년대에는 다국적 해상 훈련인 ‘환태평양훈련(RIMPAC)’에 참가해 우리의 잠수함 성능을 입증했다. 2007년에는
손원일급(KSS-Ⅱ) 잠수함을 국내 조선소에서 건조하며 점차적으로 국내 설계와 건조 기술을 쌓아갔다.
이후 군의 요구에 맞는 잠수함을 독자적으로 개발할 필요성이 커졌고, 2007년부터 한국형 잠수함 개발을 시작했다. 방위사업청과 해군, 국방과학연구소, 국방기술품질원, 여러 업체들이 참여해 국외 기술을 바탕으로 건조했던 KSS-Ⅰ,Ⅱ와 달리 우리의 독자 기술로 설계·건조한 첫 번째 잠수함인 도산
안창호급(KSS-Ⅲ)을 2021년 성공적으로 개발 배치했다. 이를 통해 우리나라는 명실상부한 잠수함 강국 반열에 올랐다.
한국형 잠수함은 무기체계 연구개발을 넘어 국가 해양 안보를 강화하고 국방력을 높이는 핵심 요소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50년 전, 잠수함 기술이 전혀 없었던 시절을 시작으로, 한국형 잠수함 사업은 지속적인 연구개발을 통해 고도화 중이다. 최근에는 여러 나라들이 신규 잠수함 도입을 위해 관심을
보이며 우리는 세계로 잠수함 기술을 수출할 수 있는 나라가 됐다.
잠수함이 담긴 기념우표는 잠수함 기술 성과를 기념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대한민국이 세계로 도약하고, 미래의 조선해양 강국으로 거듭나기 위한 중요한 이정표가 될 것이다.
한국형 잠수함 기념우표에는 도산 안창호함이 작전해역으로
힘차게 출동하는 모습이 담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