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구도 청소한다?!

전차나 자주포는 먼지가 폴폴 날리는 비포장도로나 질퍽한 진흙 등 어떤 조건에도 무리 없이 전진한다. 이런 차량의 겉에 묻은 먼지나 이물질은 자동차를 세차하듯이 말끔하게 제거할 수 있다. 그런데 견인포나 자주포의 포신은 어떻게 청소할까? K9자주포의 포신 길이만도 155mm다. 먼저 청소 이전에 궁금한 점은 포신의 청소할 필요가 있을지 궁금할 수 있다. 답은 간단하다. 반드시 청소해야 한다. 화력 장비에서 포구 안에 화약 찌꺼기나 이물질이 쌓이면 명중률이 떨어지거나, 심한 경우 포탄이 폭발할 위험도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장기간 안전하게 사용하기 위해선 예방정비 차원에서 주기적으로 포구를 청소해야 한다.

그럼 어떻게 청소할까? 긴 청소용 솔이 존재할까? 물론, 존재한다. 무려 자동화된 포신자동청소기가 있다. 과거에는 육군과 해병대에서 155mm 견인포 1문을 청소하기 위해서는 6~7명 인원이 약 90분 동안 힘들게 솔질 작업을 했다. 그런데 이제는 자동화된 포구자동청소기가 등장해 2~3명의 인원만으로 약 35분정도 만에 청소를 끝낼 수 있게 됐다. 포구자동청소기는 세정유를 보관하는 오일탱크, 포신 내부 청소를 담당하는 밴드 장착부, 포신을 감지하는 센서유닛, 강선 이탈을 방지하는 가이드, 48개 브러시와 부직포를 장착해 포신 내부를 청소하는 세척부, 전·후진 등 기기의 구동을 맡는 구동부 등으로 구성되어 포신을 효율적으로 청소할 수 있다.

내가 너의 이름을 부를 때

무기의 이름을 잘 들여다본 적이 있는가? 생각보다 친숙한 이름이 많다. 그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이 동물이다. 어떤 이름들이 있을까?

먼저, 우리나라 지상무기체계에 가장 먼저 동물 이름을 붙인 건 국내 기술로 개발한 보병수송 K200 장갑차다. 1980년대에 개발된 K200의 별칭은 ‘두꺼비’다. 왜 두꺼비였을까? 엄청난 개체수를 빠르게 늘릴 수 있는 두꺼비의 번식력처럼 K200 장갑차를 토대로 다양한 계열의 무기를 만들고자 하는 열망이 담겼다. 이 의미처럼 K200 장갑차는 K200A1 성능개량을 비롯해 자주발칸포, 박격포 탑재차, 구난장갑차 등 다양한 파생형으로 만들어졌다.

상어가족도 존재한다. 상어의 이름은 바다에서 운용되는 수상함과 잠수함을 무력화하는 무기인 어뢰에 붙여졌다. 첫 번째로 탄생한 상어는 ‘백상어’다. 우리가 독자적으로 개발한 백상어는 세계에서 8번째로 우리나라가 어뢰 개발국이 되었음을 선언하게 해준 중어뢰다. 두 번째로 개발된 상어는 ‘청상어’다. 수상함이나 항공기 등에서 잠수함을 공격하기 위한 경어뢰다. 또 다른 상어인 ‘홍상어’는 대잠어뢰다. 수상함에서 수직으로 발사되어 목표 해역에 빠르게 이동한다.

상상의 동물도 있다. 날개 달린 호랑이 ‘비호’는 30mm 자주대공포의 별칭이다. 1983년에 지어진 이름인데 현재까지 복합대공무기에서도 그대로 사용되고 있다. 날개 달린 말도 있다. ‘천마’는 땅에서 하늘로 발사되는 지대공유도무기에 사용되고 있다. 신화 속 동물인 ‘현무’는 지대지유도무기에 1980년대부터 이름 붙여져 사용되고 있다. 상상에서 빼놓을 수 없는 용은 가장 많이 사용되고 있다. 잠수함에 탑재되는 기뢰는 ‘잠룡’, 우리나라 최초의 다연장로켓인 ‘구룡’, 바닷속 적을 탐지하는 예인음탐기 ‘흑룡’, 고속정에 탑재된 130mm 유도로켓 ‘비룡’, 강을 건널 때 사용하는 자주도하장비 ‘수룡’ 등. 다양한 용들이 무기와 함께하고 있다.

지상에서 구동한 무기들은 주로 땅에서 움직이는 용맹한 동물의 이름을 따른다. K2 전차는 검은 표범인 ‘흑표’, K600은 ‘코뿔소’, 30mm 차륜형대공포는 ‘천호(하늘 호랑이)’ 등이다. 최초의 지대지미사일인 ‘백곰’도 있다.

이 외에도 하늘을 나는 무기에는 주로 독수리의 이름이 많다. T-50은 ‘골든이글’, KF-21의 ‘보라매’, KUH(한국형기동헬기)는 ‘수리온’이 대표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