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아람

VOL 122

2022 JULY
홈 아이콘 DAPA 연구록 DAPA 연구록 ①

극초음속유도탄

빠르게 더 빠르게! 극초음속으로 향한다

“총소리를 들었다면 당신은 살았다!” 총소리가 전달되는 속도(음속)는 340m/s이고, 총알 속도는 그보다 빠른 약 400m/s이다. 총알은 총소리보다 빠르기에 당신이 총소리를 들었다면 그보다 빠른 총알이 당신이 아닌 누군가를 이미 저격한 후라는 의미다. 이처럼 총알의 빠른 속도는 저격 대상에게 소리에 의한 대응을 허용하지 않는다. 속도의 중요성을 다시금 생각나게 하는 무기가 있다. 바로 극초음속유도탄이다. 극초음속유도탄은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전쟁의 패러다임을 바꿀 무기 중 하나로 부각되고 있다.

  유도무기사업부 항공유도무기사업팀

극초음속유도탄 3대 장면

ARRW(출처 : 록히드 마틴 누리집)

Take 1.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서 극초음속미사일 ‘킨잘’을 사용했다.(2022년 5월) 음속보다 10배 빠른 속도와 2,000km 사거리를 가진 것으로 알려진 유도탄이다. 극초음속무기가 실전에서 사용된 첫 사례로 역사에 남을 것이다.

Take 2.
미국은 AGM-183A 극초음속미사일 시험발사에 성공했다.(2022년 5월) 공중발사신속대응무기(Air-launched Rapid Response Weapon, ARRW)로 불리는 이 무기는 부스터에서 분리된 탄두가 목표물을 향해 날아가며 음속의 20배 속도를 낼 수 있다고 한다.

Take 3.
북한이 극초음속미사일을 시험 발사했다.(2022년 1월) 활공비행체가 탑재된 유도탄으로 700km 이상을 비행했고 최대속도는 마하 10 내외로 추정된다.

극초음속유도탄이란?

DAPA 연구록 ④ 02 러시아 지르콘
(출처 : 국방과학기술플러스)

극초음속유도탄을 이해하려면 우선 극초음속부터 이해해야 한다.

비행체의 속도는 아음속, 초음속, 극초음속으로 구분한다. 아음속은 마하 1(음속) 이하의 속도를, 초음속은 마하 1∼5, 극초음속은 마하 5 이상 속도를 말한다. 음속의 다섯 배인 마하 5는 서울에서 평양까지 2분 남짓이면 도달할 수 있는 엄청난 속도다.

극초음속유도탄은 대기권 100km 이하에서 마하 5 이상의 속도로 비행하는 유도탄을 말한다.

단순히 속도만을 조건으로 하는 것은 아니며 탄도탄과 다르게 극초음속으로 비행하면서 예측 불가능한 기동을 한다. 이에 따라 레이더 탐지가 어렵고 탐지를 해도 대응이 쉽지 않아 현존 방어체계로는 요격하기 어렵다.

극초음속유도탄은 일반적으로 극초음속활공체(Hypersonic Glide Vehicle, HGV)와 극초음속순항미사일(Hypersonic Cruise Missile, HCM)로 분류한다. HGV는 탄도탄에 탑재된 쐐기모양의 활공체가 대기권 밖에서 분리되어 극초음속으로 활공해 표적을 타격한다. 미국 LRHW(Long Range Hypersonic Weapon), 러시아 아방가르드(Avangard), 중국 DF-ZF 등이 대표적이며, 북한이 시험 발사한 것도 HGV로 분류된다. HCM은 부스터로 음속 이상 가속 후 스크램제트 등의 공기흡입식 엔진을 가동해 극초음속으로 비행한다. 미국 X-51, 러시아 지르콘(Zircon)이 대표적이다.

우크라이나에서 러시아가 사용한 킨잘은 앞선 방식과 다르게 이스칸데르 탄도탄을 전투기에 탑재해 발사한다. 탄도탄을 공중에서 발사한다는 점에서 ALBM(Air-Launched Ballistic Missile)으로 분류하기도 한다.

우리나라 극초음속유도탄 개발 방향

극초음속 무기가 미래 전장의 게임체인저라는 데에는 이견이 없다. 미국, 러시아, 중국 등 열강들이 앞다퉈 극초음속 무기 개발에 서두르는 것이 이를 방증한다. 우리나라도 극초음속 관련 기술을 국방전략기술로 선정해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극초음속유도탄 개발을 위해서는 극초음속 엔진 기술과 함께 극초음속 비행 시 발생하는 2,000도 이상의 열을 견딜 수 있는 초고온 내열소재 기술과 극초음속 비행제어 등 여러 첨단 기술이 필요하다. 국방기술진흥연구소는 올해 ‘극초음속 비행체용 고내열 및 전자파 제어 복합소재 기술’ 응용연구에 착수했다. 이외에도 국방과학연구소와 산학연에서 다양한 핵심기술 개발이 본격화될 예정이다.

앞서 언급한 기술이 확보되더라도 극초음속무기 개발에 성공하려면 시험을 통한 성능 확인이 필수다. 이를 위해 극초음속 환경시험을 위한 풍동시험장, 고열류시험장 등의 시험 인프라가 필요한데 국내 구축이 제한된다면 해외 시험장을 활용하는 것도 대안이 될 수 있다.

아직은 극초음속유도탄 관련 기술과 인프라 모두 부족한 실정이나 관심과 역량이 집중되고 있는 만큼 지속해서 노력한다면 2030년대에는 우리도 극초음속유도탄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극초음속유도탄의 빠른 속도만큼이나 무기체계의 발전 속도 또한 빠르다. 총소리를 들었다면 살 수 있지만, 무기체계의 발전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면 미래 전장에서 살아남지 못한다.

극초음속유도탄 개발을 위한 핵심기술 확보에 서둘러야 하는 이유다.

DAPA 연구록 ① 02 킨잘

DAPA 연구록 ① 03 AGM-183A(출처 : 국방과학기술플러스)

[극초음속유도탄 비행 궤도]

DAPA 연구록 ① 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