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기술로 제작된 한국형전투기의 사업이 시작한 지 20년 만에 KF-21이 첫 시험비행에 성공했다. 이로써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8번째 초음속 전투기 개발에 성공한 국가로 한걸음 더 다가섰다.
지난 7월 19일 한국형전투기 KF-21이 최초로 우리 하늘로 날아올랐다. 한국항공우주산업(KAI) 본사 인근의 경남 사천 공군 제3훈련비행단 활주로에서 15시 40분 이륙을 시작해 16시 13분까지 33분에 걸쳐 첫 비행을 성공적으로 완료한 것이다. 앞서 2021년 4월 시제 1호기 출고 이후 다양한 지상시험과 2022년 6월 최초비행 준비검토회의(FFRR) 등을 통해 안전한 최초비행이 준비되었음을 확인했고, 이에 비행을 시도했다. 굉음과 함께 빠른 속도로 이륙한 KF-21의 역사적인 비행 조종사는 공군 제52시험평가전대 시험비행 조종사인 한국형전투기 통합시험팀 소속 안준현 소령이었다.
그는 기본적인 이착륙 성능을 비롯해 일정한 속도를 유지한 상태의 비행 제어 가능 여부 등을 확인했다.
KF-21 최초비행은 군이 2002년 KF-16을 능가하는 전투기를 개발하는 장기 신규 소요를 결정한 지 20년 만이다. 이번 최초비행으로 한국형전투기 개발은 비행시험 단계에 돌입하게 되었고, 2,000여 회에 달하는 비행시험을 통해 비행영역을 확장하고, 각종 성능 확인 및 공대공무장 적합성 등을 확인하면 2026년 체계개발이 종료될 예정이다.
대변인 방은재 주무관
7월 6일 진행한 미디어데이는 KF-21 시제기 최초비행 전, 언론 및 국민의 관심에 부응하기 위해 개최되었다. 행사는 KF-21 지상활주시험과 무기체계 생산현장 투어 등으로 구성되었고, 국방기자단과 함께 행사 당일 공군 수송기를 타고 KAI에 가기 위해 성남 15비행장으로 향했다.
KAI에 도착해 가장 먼저 KF-21 사업 브리핑 및 질의응답이 진행됐다.
기자들에게 브리핑으로 사업 전반의 역사와 KF-21의 제원 등에 대해 이해를 도왔다.
이후 KF-21 생산현장 투어가 진행됐다. 청 유튜브에서 KF-21 도색 현장을 담은 영상을 본 기억이 있는데, 실제로 엔지니어들이 작업하는 현장을 직접 보니 최초 한국형전투기라는 것이 더욱 실감이 났다.
생산라인 투어를 마치고, 드디어 대망의 KF-21 Ramp Taxi를 보기 위해 격납고로 향했다. 각종 기능점검을 마친 KF-21 시제 1호기가 큰 엔진 소리를 내며 천천히 우리 앞으로 모습을 드러냈다. 설계부터 생산까지 우리 손으로 해낸 한국형전투기임을 뜻하는 태극기가 새겨진 KF-21의 모습을 보고 있자니 애국심이 샘솟는 기분이었다. 시제 1호기는 굉음과 함께 제자리를 빙빙 돌기도, 지그재그로 움직이기도 하면서 능수능란하게 지상을 활주했다.
기자단은 관계자 인터뷰, KF-21을 배경으로 촬영하는 등 취재를 이어갔다. 행사 당일에는 KF-21이 지상을 활주하는 모습까지만 볼 수 있었지만, 언젠가 시험비행을 마치고 멋지게 상공을 날아오르는 모습을 생각하니 가슴이 벅차올랐다.
다음으로 KF-21 하중보정시험 및 구조시험을 진행하는 구조시험동 투어가 진행됐다. 투어 현장을 통해 무기체계가 전력화되어 실전에 배치되기 전까지 정말 오랜 기간 다양한 시험을 거친다는 사실을 다시금 확인할 수 있는 자리였다. 앞으로 KF-21은 구조시험동에서 진행하는 지상 테스트뿐만 아니라 최초비행을 출발점 삼아 향후 2,000여 회의 시험비행을 진행할 예정이다.
최근 개봉한 영화 ‘탑건:매버릭’에서는 매버릭을 포함한 엘리트 파일럿들이 전투기를 조종해 해낼 수 없을 것 같은 임무를 완수한다. 방위사업청 직원으로서 근무하기 전, 아니 미디어데이 취재지원 이전에 영화를 봤더라면 그저 볼거리가 많은 오락영화에 불과했을 것이다. 그러나 KF-21의 실물을 내 눈으로 확인하고 온 직후에 영화를 보니 ‘KF-21도 어서 저렇게 하늘을 멋지게 날았으면’ 하고 응원하는 마음이 절로 들었다. 전투기로 임무를 수행하며 위기가 있을 때마다 마치 영화 속 전투기가 KF-21인 양 조금만 더 힘내라며 응원하기도 했다. 머지않은 2026년에 시험비행을 마치고 전력화가 되어 상공을 누빌 KF-21의 모습을 그려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