궁수의 기원
글. 강인욱(고고학자, 경희대학교 사학과 교수)
인간의 역사에서 전쟁은 언제나 함께였다. 그 피의 역사는 인간의 기술과 함께했으니, 인간 역사는 그사이 등장한 수많은 첨단 무기의 역사이기도 하다. 전쟁의 패턴이 다양하게 바뀌어서 비행기가 날고 미사일을 쏘아도 결국 보병이 상대방의 수도에 깃발을 꽂아야 끝나는 것이 전쟁이다. 실제 전쟁을 수행하는 보병의 개인화기야말로 전쟁의 승패를 좌우하는 가장 핵심적인 병기였다. 지금의 총에 해당하는 개인 무기는 바로 활이다. 화약의 등장과 함께 그 위협이 많이 감소했다고 해도 지난 수만 년간 활과 화살에는 인간이 발달시킨 수많은 기술이 녹아들어 있다. 조금이라도 더 빨리, 그리고 멀리 화살을 쏘았던 부대의 몫이었으니 그 사소해 보이는 활의 역사야말로 진정한 인간 전쟁의 한 과정이라 할 수 있다. 활이라고 다 똑같은 것은 아니니 근거리 무기의 혁신을 이룬 복합궁과 기마민족의 역사를 살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