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전환과 무기체계 개발환경의 변화
21세기 들어서 급속하게 진행하는 4차 산업혁명은 다양한 분야에서 디지털 전환을 촉진시키고 있다. 챗GPT와 같은 인공지능을 활용해 보고서를 작성하거나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사용자가 관심을 가질 만한 쇼핑몰을 추천하는 일은 이미 흔한 일상이 됐다. 최근 중국에서는 다양한 로봇을 판매하는 전문
매장이 열릴 정도로 관련 기술이 생활 속에 깊숙하게 들어와 있다.
무기체계 분야에도 다양한 기술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드론, 무인잠수정과 같은 자율무기체계에 대한 연구가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을 뿐만 아니라, 무기체계를 개발하는 현장에서도 디지털트윈, 3D 프린팅과 같은 첨단 기술을 도입하면서 디지털 전환을 위한 새로운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이러한
개발환경의 디지털 전환의 중심에는 새로운 형태의 도면인 Model Based Definition(이하 MBD)이 있다.
MBD와 2D 도면
국방규격은 표준화업무 규정에 ‘군수품의 조달을 위하여 필요한 제품 및 용역에 대한 기술적 요구사항과 요구·필요 조건의 일치성 여부를 판단하기 위한 절차와 방법을 서술한 사항’으로 정의한다. 구성 요소에는 국방규격서, 도면, 품질보증요구서, 소프트웨어 기술자료, 특수 기술자료 및
부품·BOM(Bill of material) 등이 포함된다. 이 중 도면은 2D 또는 3D 도면으로 구분하고 있는데, 군수품의 형태, 치수, 내부 구조 등을 시각적으로 나타낸 자료를 뜻한다.
MBD(모델 기반 정의)는 제품 설계와 제조 정보를 3D 모델 자체에 포함시키는 방식이다. 제품을 입체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3D 모델과 2D 도면에서 제공되는 정보를 하나로 통합해 제공하는 형태로, 기존 다양한 형태의 2D 도면을 대체해 하나의 3D 모델만을 사용해 모든 정보를 전달할 수
있도록 만드는 기술이다.
기존의 2D 도면과 MBD의 차이는 지도책과 내비게이션을 이용해 길을 찾는 과정을 생각하면 쉽게 이해할 수 있다. 2D 도면은 마치 지도책으로 길을 찾는 것처럼 사용자가 도면을 해석하고, 관련된 정보를 찾아야 한다. 필요한 정보들이 도면마다 흩어져 있어, 전체 제품에서 해당 품목의 위치나 수량
등의 정보는 각각의 정보를 사용자가 해석하고 모아야 하기 때문에 해석 실수나 정보 누락 등의 위험이 따른다.
이에 반해 MBD는 내비게이션으로 길을 찾을 때, A지점에서 B지점에 이르는 전체 경로뿐만 아니라 세부 경로까지 시각, 음성 등 다양한 수단으로 사용자에게 정보를 제공해 주는 것과 같이 전체 제품에서 하위 품목에 이르는 전체 정보를 일관되고 정확하게 제공해 주어 오류의 가능성을 최소화한다.
무기체계 개발의 새로운 패러다임
MBD는 무기체계 개발 과정의 다양한 정보를 디지털로 전환시키는 도구로, 이를 무기체계 개발에 적용하는 경우 얻을 수 있는 이익은 매우 많다. 우선 설계자의 의도를 명확하게 전달할 수 있어 설계 정확도와 일관성이 향상된다. 이를 통해 설계-제조 간 정보 전달시간을 줄이고 개발기간을 단축하고
효율성을 증대시킨다.
또한 MBD 데이터를 디지털트윈 기술과 접목하면 실시간 모니터링이 가능해지고, 운용 및 정비에 대한 최적화가 가능해 가동률을 높일 수 있다. 더 나아가 MBD 데이터를 PLM(Product Lifecycle Management) 시스템과 연계하면 수명주기 간 공급망 관리를 가능하게 한다.
결국 MBD는 무기체계 개발환경을 변화시키는 것뿐만 아니라 무기체계의 개발-운용-정비에 대한 각종 정보에 대한 디지털 전환을 가능하게 하는 기술이다. 총수명주기 관점의 무기체계 관리를 위한 주요 기술로 자리 잡고 있다.
무기체계를 개발하는
현장에서도 디지털트윈,
3D 프린팅과 같은
첨단 기술을 도입하면서
새로운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