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1·2 VOL.128

상륙작전의 핵심전력
대형수송함

건군 당시 소형경비정 하나 만들지 못했던 대한민국은 1만 4,500톤급의 군함을
직접 제조할 수 있는 강국으로 성장했다. 우리 해군의 해상전력에 운용되는 대형수송함인 마라도함과 독도함은
다목적 수송함으로 성능개량을 통해 발전·변화하고 있다.

글. 함정사업부 상륙함사업팀

바다에서 육상으로의 작전 수행

상륙작전은 제2차 세계대전의 전세를 역전시킬 수 있었던 연합국의 노르망디 상륙작전, 한국전쟁에서 맥아더의 인천상륙작전 등을 통해 낯설지 않을 것이다. 영화를 통해서도 많이 접한 상륙작전을 수행하는 군함이 상륙함이다. 상륙함은 함정에 탑재한 상륙작전부대가 부여된 임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바다로부터 육상으로 투사시키기 위해 건조된 군함이다.

상륙함은 해상에서 적의 군함 및 항공기와 교전할 것을 전제로 하는 전투함과 달리 상륙작전을 위한 별도의 장비와 병력을 실을 수 있는 탑재공간과 탑재장비를 운용·정비할 설비 등을 함께 갖추고 있다.

상륙함정에는 상륙작전을 위한 전차, 헬기, 차량 등 장비와 병력 탑재·수송 능력에 따라 수십 톤의 소형 상륙정에서부터 4만 톤이 넘는 강습상륙함까지 크기와 종류가 다양하다. 현재 우리 해군이 운용 중인 상륙함정은 기습상륙을 수행할 수 있는 공기부양정인 고속상륙정(Landing Ship Fast, LSF)과 전차상륙함(Landing Ship Tank, LST)인 고준봉급 상륙함(4척, 약 2,600톤), 천왕봉급 상륙함(4척, 약 5,000톤), 대형수송함(Landing Platform Helicopter, LPH)인 독도함과 마라도함 등이 있다.

이 중 대형수송함은 헬기 여러 대가 동시에 이착륙할 수 있는 대형 비행갑판을 보유하고 있으며 함미 게이트를 이용해 고속상륙정 운용이 가능하다. 또한 비행간판 아래 전차, 장갑차 등을 수용할 수 있는 격납고를 갖춘 대형상륙함으로 우수한 수송능력, 작전의 신속성을 바탕으로 대규모 상륙작전을 수행할 수 있는 핵심전력이라고 할 수 있다.

대형수송함의 개발 역사

대형수송함은 첨단무기와 장비를 활용해 상륙 해안에서 관측·피격되지 않는 원거리 수평선 너머로부터 헬기와 고속상륙정을 이용, 강습 작전을 전개하는 초수평선 상륙작전 개념에 부응하기 위해 1996년 최초 소요가 결정되었다. 이후 1999년부터 2001년까지 설계를 진행했고, 2002년부터 5년간의 함정 건조 과정을 거쳐 2007년에 대형수송함 1번함인 독도함이 해군에 인도되었으며, 이후 2번함이 2021년에 전력화되어 현재 우리 해군은 2척의 대형수송함을 운용 중이다.

대형수송함의 함명에는 영해 수호 의지를 담아 대한민국 해역 최외곽에 위치한 섬의 이름을 붙인다. 2007년에 전력화한 1번함은 국민과 해군의 독도 수호의지를 담아 함정명을 ‘독도함’으로 명명했고, 2021년에 전력화한 2번함은 한반도 남방해역과 해상교통로 수호의 의지를 담아 대한민국 최남단 섬인 ‘마라도함’으로 명명했다.

동생 격인 마라도함은 독도함이 전력화된 이후 최신 국내기술과 독도함의 운용과정에서 확인된 개선사항 등을 반영해 건조한 함정이다.

대형수송함, 다양한 곳에서 활용되다

대형수송함은 규모 면에서 우리 해군이 보유한 함정 중 가장 큰 함정으로 톤수가 약 1만 4,500톤, 길이 199m, 폭 31m, 최대속력 23노트(시속 43km)이다. 헬기 7대, 전차 6대, 상륙돌격장갑차 7대, 고속상륙정 2척, 상륙군 병력 700여 명 등을 동시에 탑재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다.

대형수송함인 독도함과 마라도함의 기본적인 상륙작전 시나리오를 살펴보자. 상륙작전이 펼쳐지면 전투함과 공중전력이 상륙해안에 대해 선제 타격을 하는 동시에 대형수송함의 대형 비행갑판에서는 각종 헬기가 해병대 보병을 태우기 시작한다. 같은 시각 배 안에서는 탑재한 전차와 장갑차 등이 고속상륙정으로 옮겨지며, 비행갑판에서 헬기가 날아오를 무렵 대형수송함 함미부에서 고속상륙정이 빠져나와 시속 60~80km의 속도로 바다에서 지상으로 이동한다. 그리고 육지에 도착하면 고속상륙정에 탑재된 전차, 장갑차, 병력 등이 이미 작전을 펼치고 있는 헬기 부대의 엄호를 받으며 적진 깊숙이 돌격해 들어간다. 이렇게 공중과 수상에서 입체적인 상륙작전을 가능하게 하는 것이 바로 대형수송함이며, 다른 상륙함정과 달리 보다 먼 바다에서 지상으로의 상륙작전부대를 전개할 능력을 갖추고 상륙작전을 지휘한다.

또한 대형수송함은 다수의 전투장비, 지휘통제장비, 항해장비 등으로 구성된 복합 무기체계로 상륙작전 외에 대공전, 대잠전 등 해상작전을 지휘통제하는 지휘함의 기능과 재난구조, 유사시 재외국민 철수 지원 등 전쟁 이외의 작전에도 활용할 수 있는 다목적 함정으로 임무를 수행할 수 있다.